“개인정보 유출 우려”... 英, 정부기관에 중국산 CCTV 금지

장민석 기자 2022. 11. 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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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장관·보좌관 불륜 노출
작년 12월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하이크비전의 CCTV의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정부 내 주요 보안 시설에서 중국산 방범용 CCTV 사용을 금지했다고 영국 BBC 등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건물 내부에 중국 기업이 만든 CCTV 카메라의 설치를 금지하는 지침을 이날 각 부처에 하달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영국을 향한 위협이 나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정부 시설 내에 CCTV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검토한 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 및 인권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중국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다후아 테크놀로지와 하이크비전 등 업체가 만든 CCTV의 판매 및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중국은 2017년 중국 내외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정보기관들의 도청·감시 및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정보법을 전격 시행했다. 그 후 서방에서는 중국 기업이 자국 장비에 정보를 몰래 빼낼 장치를 설치해 놓았다가 추후 이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6월에는 맷 행콕 당시 보건장관이 불륜 관계에 있는 보좌관과 사무실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언론에 유출됐는데, 이 장면을 촬영했던 CCTV 카메라가 하이크비전 제품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행콕 장관이 런던 보건부 청사 집무실에서 측근인 지나 콜러댄젤로와 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입수해 보도했는데, 그는 코로나 방역 일선에 있는 보건장관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을 어겼다는 비난 여론에 의해 사임해야 했다. 이와는 별개로 하이크비전 카메라에 선명하게 잡힌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영국 정계 안팎에서는 중국산 CCTV가 가져올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7월 사생활 보호 단체인 ‘빅 브러더 워치’는 영국의 대부분 공공기관이 하이크비전이나 다후아가 생산한 감시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특히 내무부와 기업에너지산업부를 포함한 부처 다수가 하이크비전 CCTV를 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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