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작품상 등 청룡 6관왕... 박해일·탕웨이 남녀 주연상
“이거 너무 좋아요. 청룡영화상 감사합니다.”
마침내 청룡 트로피를 품은 배우 탕웨이(43)가 한국어 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여주인공 서래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외국 여배우로는 첫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이다. 남녀 외국인 배우를 포함하면 지난 2016년 영화 ‘곡성’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일본 배우 구니무라 준에 이어서 6년 만이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의 대본을 들고서 정서경 작가와 제작진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탕웨이는 2007년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영화 ‘색, 계’를 통해서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오른 배우. 한국에서도 남편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만추’(2011년)로 친숙하다. 김 감독과 탕웨이는 ‘만추’가 인연이 되어 2014년 결혼식을 올렸다. 탕웨이는 이날 시상식 축하 무대에서 영화 주제가인 정훈희의 ‘안개’가 흐르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김혜수는 “음악이 흐르자 탕웨이가 다시 (영화의 주인공) 서래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헤어질 결심’은 이날 청룡영화상 6관왕에 올랐다. 최고상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탕웨이), 각본상(정서경·박찬욱), 음악상(조영욱) 등 주요 부문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도 신인 감독상·촬영 조명상·편집상 등 3관왕으로 뒤를 이었다. 현재 영국에서 촬영 중인 이정재는 이날 트로피를 대신 수상한 배우 정우성과의 실시간 국제 통화를 통해서 수상 소감을 밝히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남우조연상은 ‘한산’의 배우 변요한, 여우조연상은 ‘장르만 로맨스’의 오나라에게 돌아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김동휘와 ‘불도저에 탄 소녀’의 김혜윤은 신인 남우상과 신인 여우상을 각각 받았다. 올해 최다 관객(1269만명)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2′는 기술상, ‘킹메이커’는 미술상을 받았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개봉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영화계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심사위원 8명의 심사, 네티즌 투표 결과를 거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했다. 1963년 첫 개최 이후 청룡영화상은 공정한 진행과 엄격한 심사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그 비결은 시상식 당일 심사에 있다. 매년 시상식이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수상자를 결정한다. 심사위원들은 수능 출제 위원들처럼 휴대전화를 주최 측에 사전 제출하고, 심사 결과는 시상자들이 무대로 올라가기 직전까지 밀봉된다. 이 때문에 사회자인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 후보자와 시상자들도 수상자 호명 직전까지는 심사 결과를 알지 못한 채 시상식에 참석한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명단과 투표 결과도 온라인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청룡영화상이 한국 영화인들의 진정한 축제로 자리 잡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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