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청룡영화상' 감독상 받은 박찬욱에 "편견 먼저 깨주신 분"

박찬욱 감독이 제43회 청룡영화상의 감독상을 받았다. 대리 수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김신영은 박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5일 제43회 청룡영화상이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됐다.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산: 용의 출현' 김한민, '헤어질 결심' 박찬욱, '킹메이커' 변성현, '비상선언' 한재림이 감독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의 주인은 박찬욱 감독이었다. 이 작품에 출연한 김신영이 대리 수상자로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솔직히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같다. 가장 어렵고 무서운 게 편견, 선입견과 싸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조차도 '코미디언이 영화를? 다들 우습게 보겠지'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그런데 박찬욱 감독님께서 편견을 먼저 깨주시고 방패처럼 내 앞에 서주셨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김신영에게 "소감은 꼭 신영씨가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도 밝혔다.

스스로를 '박찬욱의 픽'이라고 표현한 김신영은 박 감독의 소감을 대신 읽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하느라 못 간다. 오랜만에 김신영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원통하다. 영화감독이 돼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여러 분야에 재능 있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거다. '헤어질 결심'에서도 좋은 배우와 스태프들을 많이 만났다. 오래 만나온 사람도 있고 새로 만난 사람도 있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는 게 박 감독의 메시지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이날 최우수작품상까지 차지했다.

한편 청룡영화상은 1963년 국내 영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출범했다.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룬 작품들, 한국 영화를 빛낸 이들을 조명해왔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