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번쩍” 시민 구조대, 만취 차량에 깔린 할머니 구해
[KBS 제주] [앵커]
서귀포시에서 골목길을 걷던 할머니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이 차량을 번쩍 들어 올려 할머니를 구조했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저쪽으로 들까. 이쪽으로만. 이리 와주세요."]
담벼락을 들이받은 차량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하나, 둘, 셋."]
십여 명이 차량을 둘러싸고 한쪽을 들어 올립니다.
["아직 놓지 마세요. 놓지 마세요."]
이들이 차량을 들고 버티는 사이 다른 사람들이 차 아래에 깔려 있던 할머니를 구조합니다.
골목을 걷던 70대 할머니가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건 어제 오후 4시 20분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구조에 나선 겁니다.
[김규성/서귀포시 동홍동 : "차를 들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들어서 사람을 먼저 빼야겠다. 우선 사람부터 살리자."]
구조가 긴박했던 순간이었는데, 시민구조대가 차량을 번쩍 들어 올려 할머니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굣길의 중학생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강권우/서귀포중학교 3학년 : "하교하는 길에 우연히 사고 장면을 목격했고, 할머니께서 깔려 계신 걸 보고 일단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가서."]
구조가 늦어질 경우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할머니를 119구조대가 오기도 전에 시민들이 구했습니다.
할머니는 다리와 가슴 부위를 다쳤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낸 70대 운전자는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또다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훨씬 웃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과 음주, 무면허 운전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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