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주도한 가상통화·P2E게임 시장 ‘먹구름’
국내 게임사 발행 가상통화도 하락
전문가들 “사실상 성장 멈출 것”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통화 ‘위믹스’가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사태를 맞으면서 게임업계가 주목해온 블록체인 게임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넷마블, 네오위즈, 컴투스그룹 등 국내 게임사들도 가상통화를 자체 발행하고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위믹스 상장폐지가 게임계 전반에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국내에서 P2E 블록체인 게임시장을 개척해온 선구자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국내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반 P2E게임 ‘미르4’를 출시했다. 게임 내에서 흑철이라는 광물을 채굴해 게임 속 코인 드레이코와 바꾼 뒤 위믹스 플랫폼을 통해 위믹스로 환전이 가능했다. 국내에서 P2E게임은 불법이지만, 해외 게이머들은 게임으로 얻은 재화를 위믹스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다.
이후 위메이드는 가상통화 지갑(월렛),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NFT(대체불가토큰) 등 블록체인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블록체인 게임계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5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매년 출시되는 5만개 게임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는 것이 위믹스의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상통화 시장에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위메이드의 질주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5월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연동된 가상통화 루나가 ‘휴지조각’이 됐고, 최근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소 FTX도 파산신청을 했다.
위메이드 또한 100개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위믹스에 온보딩(탑재)한 게임은 20여개에 불과하다.
다만 장 대표는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어 국내에서 거래가 가능하냐 여부는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 온보딩 계획과 신작 출시 일정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게임사가 자체 발행한 가상통화와 P2E게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넷마블이 발행한 가상통화 마브렉스(MBX)는 24시간 전 대비 9%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의 보라(BORA)는 7% 가까이, 네오위즈홀딩스의 ‘네오핀’도 5%가량 하락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사실상 P2E게임의 성장이 멈출 것으로 본다”면서 “게임업체들이 P2E게임에 몰두할 게 아니라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본질에 더 초점을 두고 신작 개발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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