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월동 잊은 꿀벌…“병충해 걱정”
[앵커]
11월 하순이지만 아직 큰 추위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생활하기엔 좋지만, 자연에서는 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이맘때면 활동을 멈추고 월동에 들어가야 하는 꿀벌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야산에 설치된 토종벌통.
뚜껑을 열어보니 토종벌들이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이맘때면 산란을 멈추고 몸 크기를 줄이는 여왕벌도 아직 몸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초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 때문입니다.
[윤훈희/한국한봉협회 강원도지회 사무국장 : "11월 지금 거의 중순 넘었는데 자꾸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벌이 나와서 외역(외부) 활동을 지금 계속 하거든요."]
양봉도 상황은 마찬가지.
벌들이 벌통을 드나들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산란 시기가 아니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유충 판 안에 알을 낳은 벌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벌들이 활동하면서 벌에 기생하는 응애류도 늘어나는 데 있습니다.
벌이 응애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날개가 절반만 자라거나 수명이 줄어듭니다.
["보면 날갯죽지가 없어요."]
일부 농가의 경우 올여름 이후 실종되거나 폐사한 벌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벌이 번식하면서 응애류도 급격히 늘어난 탓에, 약제 처방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신동욱/양양군양봉협회 지부장 : "85%밖에 못 잡아요. 원체 개체 수가 많다 보니까 안 죽는 거예요. 다 못 잡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피해가 오는 거죠."]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온 변화가 적거나 바람이 없는 곳으로 벌통을 옮기는 등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양봉 농가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이대로 벌들이 응애와 함께 월동에 들어갈 경우, 내년 봄 집단 폐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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