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억원 삭감' TBS 출연금, 노조 "임금도 다 못 줘…예산 정상화해야"
388억원→375억원→320억원→232억원
TBS에 대한 서울시의 출연금이 3년 사이 40%나 줄어들었다.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독립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한 첫해 388억원이었던 시 출연금은 내년도 232억원으로 3년 만에 156억원이 삭감됐다. 재단법인 출범 햇수로 4년째이자, 서울시로부터 출연금 지원을 받는 마지막 해인 2023년도 TBS의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2일 서울시가 제출한 내년도 TBS 출연 동의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대로 다음 달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TBS는 올해(320억원)보다 88억원 줄어든 232억원의 출연금 수입으로 내년도 살림을 꾸려야 한다. TBS는 당초 서울시에 412억원의 출연금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서울시가 지난 1일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TBS 예산안에서 인건비 항목은 229억원으로 산출됐다. 232억원의 출연금으로는 TBS 임직원들의 인건비만 겨우 지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출연금과 자체수입을 50 대 50의 동일한 비율로 예산안을 짰는데, 자체수입 232억원은 TBS 예상치(70억원)의 3배를 넘는 규모다. TBS는 전체 재원의 70%가량을 시 출연금의 의존하는 구조다. 주력 채널인 TBS FM은 상업광고가 금지돼 있어 자체수입은 정부·공익광고와 협찬, 유튜브 등 타 플랫폼에서 얻는 수익이 대부분이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TBS의 법인 전환을 허가하며 시 출연금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는 이유로 TBS측의 상업광고 허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이 문제가 선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 출연금만 줄어든 것이다.
지난 22일 시의회 문체위 회의에서 김기덕 민주당 시의원은 “공공기관 등이 가뜩이나 TBS 협찬을 꺼려한다”며 “자체재원 50% 확보는 당장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TBS가 방통위에 설립 허가를 신청할 때 2023년엔 재원 독립성을 42%까지 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힘든 바 있겠지만,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TBS 정상화를 위한 양대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예산으로는 TBS가 제대로 된 방송제작은커녕 직원들의 임금마저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좋은 프로그램 제작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방송을 보여줄 수 있도록 예산의 정상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이강택 대표 사표 수리 대신 고발·해임 준비하나
지난 15일 TBS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 지원 근거를 없애는 폐지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당장 2024년 1월부터 TBS는 시로부터 단 한 푼의 출연금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 그러나 재원 독립 방안 등의 장단기 계획을 세우기엔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태다. 지난달 수술을 이유로 한 달간의 병가에 들어간 이강택 TBS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했지만, 아직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문서상으로는 이 대표이사가 여전히 현직에 있으면서 휴가 중인 셈이다. 이 때문에 TBS는 잔여임기 동안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지도 못한 채 전략기획실장이 관리·감독 권한이 없는 결제대리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대표이사의 비위사실이 적발되면 처벌하기 위해 사표 수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석 홍보기획관은 “행정 절차에 따라 비위사실 조회 단계에 있다”면서 “고소·고발 건이 있을 때는 의원면직이 어렵도록 돼 있다.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임 대표이사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도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TBS 임원추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되며 서울시의회가 3명, 서울시장이 2명, TBS 재단 이사회가 2명을 추천한다. 현 시와 시의회 구조상 4대3 정도로 국민의힘 쪽이 임추위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택 대표이사의 원래 임기는 내년 2월 중순까지로, 늦어도 다음달 중엔 임추위가 꾸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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