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친족범위 '혈족4촌·인척3촌'으로 축소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문광민 기자(door@mk.co.kr),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2. 11. 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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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 총수의 친족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집단과 관련해 규제를 받는 총수 친족 규모가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5일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비롯해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 개정안 등의 심사를 마쳤다. 규개위 심의를 통과한 시행령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효력이 발생된다.

이날 규개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해 규제 완화 범위를 넓혔다. 기존의 '혈족 6촌·인척 4촌'에서 '혈족 4촌·인척 3촌'으로 줄이고, '혈족 5·6촌과 인척 4촌이 총수 측 회사 주식을 1% 이상 보유한 경우'를 예외 조항으로 확정했다. 기존의 '총수와 총수 측 회사와 채무보증·자금 대차 관계가 있으면 친족으로 본다'는 항목은 채무보증·자금 대차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이뤄지는 경우 다른 규정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보고 제외했다. 또 '총수의 법률상 친생자가 존재하는 사실혼 배우자를 친족 범위에 포함한다'는 조항은 사실혼 배우자라는 용어가 법적으로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아 '친생자가 있는 경우의 친부·친모' 등으로 구체화했다.

총수 친족 규모는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함에 따라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기업집단별 동일인관련자인 친족 범위 변동 예측치' 자료에 따르면 개정안 적용 시 올해 1만26명이던 총수 친족 규모는 내년 5093명으로 줄어든다. 특히 삼성·SK·현대자동차 등 상위 3대 그룹 총수의 친족 수는 현행 617명에서 200여 명으로 약 3분의 2가 축소된다. LG·롯데를 포함해 5대 그룹으로 넓혀 보면 1009명에서 360여 명으로 약 64%가 줄어든다.

재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과도한 지정자료 제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일인의 특수관계인 범위를 축소하면서 예외를 남겼다"며 "시행령상 명시된 특수관계인 범위는 축소되더라도 기업의 자료조사 부담은 기존과 달라지는 게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도 "기업을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과도한 규제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인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폐지되는 방향이 옳다"며 "공정위는 1980년대 사고방식으로 2022년 현재의 기업들을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의 적자 심화와 민간 발전사의 흑자로 화두에 오른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도 도입된다. 민간 발전업계의 거센 반대 의견을 반영해 일부 내용을 수정의결하기로 했다. 최근 3개월 SMP 평균이 직전 10년의 상위 10% 이상일 때 이를 발동하고, 발동 때는 최근 10년 SMP 평균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SMP에 상한을 두는 기존 개정안 내용은 그대로 포함됐다. 다만 3개월을 초과해 연속 적용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고 1년 후에는 조항 자체가 일몰되도록 수정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1일부터 SMP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전력거래소 규칙개정위원회의 규칙을 개정하고 이달 말까지 전기위원회, 산업부 장관 승인 등 작업을 거치면 계획대로 시행 가능하다. SMP 상한제에 따라 계산된 현재 기준 전기 가격의 상한선은 킬로와트시(kwh)당 160원이다. 지난달 기준 kwh당 평균 252원에 전기를 판매해 온 민간 발전사 입장에서는 kwh당 90원 이상을 손해 보게 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SMP 상한제 시행으로 한전이 매달 약 7000억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전의 올해 1∼3분기 영업 적자는 21조834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5조8542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4개 대기업 계열 민간 발전 6개사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1조4781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진한 기자 / 문광민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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