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내달 5일 청약 … 전매제한 8년·이자 부담이 흥행변수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2. 11.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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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 1091가구·일반 3695가구
84㎡ 全타입 중도금 대출불가
대출 가능 59㎡ 경쟁치열할듯
원리금 상환 감당여부 따져야
옵션비도 최소 3000만원 예상
인근 헬리오시티 급락도 부담
둔촌주공아파트가 25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왼쪽으로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견본주택이 들어서 있다. <이충우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인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가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분양에 돌입한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둔촌주공은 5호선·9호선 더블 역세권에 1만2000가구 대단지다. 이 중 특별공급 1091가구, 일반분양 3695가구 등 총 4786가구가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올해 마지막 서울 대규모 공급인 만큼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묻지마 청약'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 소득에서 대출 감당이 가능한지 등을 충분히 판단한 뒤 청약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25일 청약홈에 따르면 둔촌주공은 다음달 5일 특별공급, 6일 일반분양 접수를 받는다. 전용 59㎡ 분양가는 10억원대, 전용 84㎡는 12억~13억원대다. 전용 59㎡ 이하는 분양가가 12억원 밑에서 형성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중도금 대출 기준은 9억원이었지만 12억원으로 상향됐다. 자기 자본이 덜 들어가는 전용 59㎡가 84㎡에 비해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올라 중도금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중도금 대출이자는 대출 실행일부터 계약자가 매월 납부해야 한다. 59㎡의 경우 중도금 대출은 2023년 6월부터 3개월마다 총 6회에 걸쳐 실행된다. 분양가의 60%(6억원)가 총 6회로 나뉘어 납입되는 것이다. 중도금 대출금리는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결정된다. 중도금 대출은 통상 집단대출 형식으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보다 1~2%포인트 저렴하다.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9~10%대로 상승할 전망이어서 중도금 대출은 7~8%대에 달하게 된다. 7%로 가정하면 입주 때까지 내야 하는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는 총 4000만원에 이른다. 둔촌주공은 2025년 1월 입주할 예정이며 그때까지 중도금 대출이자를 납입할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 한다.

입주 시에는 잔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입주할 때 분양가대로 감정을 받아 시세가 10억원이 나왔다면 최대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 즉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한도에서 가능하다. 5억원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금리를 7%라고 가정하면 연봉이 1억3000만원이어야 한다. 만약 입주 시 금리가 내려간다면 연봉이 이보다 더 낮아져도 대출이 나온다.

대출을 실행했을 때 한 달에 갚는 원리금이 내 소득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금리 7%에 5억원을 대출받으면(30년 가정) 매달 원리금 332만원을 내야 한다. 둔촌주공은 전매제한이 8년으로 8년간 팔 수 없고 2년간 실거주 의무로 전세를 놓을 수도 없다.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지 헤아려봐야 하는 이유다.

둔촌주공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로 입주 가능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있다. 잔금이 부족할 때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대출 가능액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내야 하는 비용도 있다. 옵션비다. 발코니 확장, 주방, 마루, 화장실, 거실 중문, 시스템 에어컨 등을 선택하면 최대 8000만원가량이 나온다. 옵션을 줄이더라도 거실 확장 등을 감안하면 옵션비는 3000만~4000만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대출이자와 취득세까지 계산하면 '숨은 비용'이 최대 1억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전용 84㎡는 분양가가 12억원이 넘기 때문에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 이 평형은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다. 경쟁은 59㎡보다 뜨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대출은 안 되지만 잔금 대출은 가능하다. LTV 50% 내에서, DSR 40% 내에서 받을 수 있다. 만약 입주 시 시세가 15억원으로 최대 50%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면 DSR 40%(금리 7% 가정)가 적용돼 연봉 2억원이 돼야 한다.

계약금(20%)은 대출이 불가능하다. 둔촌주공은 다음달 15일 당첨자 발표 후 내년 1월에 계약한다.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하지 못하므로 한 달 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해놔야 한다. 둔촌주공 일반분양 물량은 저층이 많다. 특히 84㎡ 타입은 절반 가까이가 저층이므로 층수와 타입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논란이 된 84E 타입은 옆 동과 주방이 마주 보는데 건설사가 주방에 불투명 유리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합원 매물이 분양가보다 1억~2억원 높게 형성돼 있어 일부 청약 대기자는 청약을 포기하고 조합원 매물을 찾고 있다. 일반공급 물량이 저층 위주여서 로열층이 배정된 조합원 물량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주변 집값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도 청약 대기자들을 주춤하게 만든다. 송파 대단지 헬리오시티 전용 84㎡ 매물 호가는 16억원대까지 하락했다. 둔촌주공을 기다렸던 이 모씨는 "대출금리와 높은 분양가, 저층이 걸릴 확률 등을 감안하면 차라리 주변 대단지 아파트 급매를 잡는 게 나을 것 같아 포기한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면서 "실거주 목적이라면 더블역세권의 대단지 신축은 괜찮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서울은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둔촌주공은 마지막 기회"라면서 "금리는 상황이 나아지면 변하므로 내 소득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대출이라면 청약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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