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대장동 지분, 이재명 선거·노후자금"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2. 11. 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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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유동규에게 들어
김만배는 李설득위해 영입"
이광재·김태년·이화영도
김만배의 로비대상 지목
이광재 "金씨와 친분없어"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왼쪽부터)가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대장동 민간사업자(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맡은 부동산회사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1호'에 소유한 차명 지분을 통해 2022년 대선과 대통령 퇴임 후 본인의 '노후자금'까지도 계획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당시 현직 기자였던 김만배 씨를 끌어들인 건 이 대표에게 로비를 하기 위해서였으며, 이 과정에서 김씨가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김태년 민주당 의원·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을 통해 이 대표와 접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공판에 참석한 자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 변호인이 천화동인 1호에 있다고 의심되는 이 대표의 지분과 관련해 '이 대표의 대선까지도 염두에 둔 목적이었느냐'고 묻자 "대선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2018년 경기지사 선거, 2022년 대선, 그 이후 노후자금 이 정도 생각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누구한테 들었느냐'는 질문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들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김만배 씨의 천화동인 1호 지분(49%)의 절반인 24.5%가량이 유 전 본부장,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3인방의 몫이다. 이에 해당하는 금액은 700억원이지만 공통비(공동으로 부담할 사업비) 등을 제외하면 428억원이 남는다. 이 중 정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의 '양대 최측근'으로, 이들의 몫은 사실상 이 대표의 선거자금이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또 남 변호사는 김만배 씨를 대장동 팀에 영입한 건 이 대표와 다리를 놓기 위함이었다며 "당시 이재명 시장과 직접 친분이 있지는 않았고, 이 시장과 친분이 있는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 이 시장을 설득하는 역할을 부탁드리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유력 정치인이 누구냐'는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남 변호사는 "이광재 전 의원, 김태년 의원,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라고 들었다"며 "2011년 말~2012년 초 김씨가 '세 분을 통해 이 시장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의 이야기 외에 직접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부연했다. 이 시기에 남 변호사 등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돌리기 위한 로비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이광재 전 의원의 이름이 등장한 건 처음이다. 다만 이 전 의원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실제 로비를 받았는지까지는 남 변호사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김만배 씨와 친분이 없다. 대장동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명예훼손이 이뤄진다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승인하고 쌍방울·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추진했다는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돼 있으며, 김 의원은 남 변호사로부터 '이재명 당시 시장에게 로비해 달라'는 명목으로 2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진술이 나온 상태다. 이어 남 변호사는 대장동의 민관 합동 개발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 대표 주도하에 설립됐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이 '성남도개공 설립은 이재명 시장이 주도해 최윤길 새누리당 성남시의원의 협조를 받아 추진한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이재명 시장의 의지에 공사 설립이 진행된 건 맞는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후 이날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한 김만배 씨는 남 변호사의 발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천화동인 1호의 약정 지분에 따라 총 428억원을 유동규·김용·정진상 3인방에게 나눠주겠다는 발언을 한 건 사실이지만 '빈말'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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