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이의 죽음 앞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 철학하는 시선

제주방송 김지훈 2022. 11. 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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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제주 출신 양종훈 상명대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의 '블랙마더 Black Mother 김혜심'이 전시로 찾아왔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블랙마더 김혜심' 사진집의 2022년 세종도서 선정을 기념한 것으로, 코로나로 미뤄왔던 것을 전시회를 빌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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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양종훈 교수 '블랙마더 김혜심' 초대전 개최
갤러리 1(서울),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전시
"아프리카에서 AIDS환자 돌보던 김혜심 교무의 20년 삶"
사진집 2022년 세종도서 선정 기념.. 출판기념회 갖기로


# 물구나무 서기를 하거나 배를 깔고 엎드려 시냇물을 마시면서 아이들은 깔깔거립니다. 흰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고 거리낌없이 꼬마들과 어우러져 축구를 하는게 이젠 일상입니다.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풍경 한켠에선 에이즈(AIDS)가 고개를 들고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해 13살 소녀는 숨을 거뒀습니다. 관을 묻는 옆에선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물립니다.

비극은 비극대로, 삶은 가던 길을 이어갑니다. 해가 지면 달이 떠오르듯, 삶과 죽음은 늘 같은 공간에 머물렀습니다. 

존재의 안과 밖을 달래듯 자상하고 온화한 손길로 일상 같은 죽음의 순간마다 함께 하며 그 곁을 떠나지 않은 이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방금 낳은 아이의 탯줄을 끊고 품에 안은 산모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그렇게 파종을 한 밭에선 싱싱한 작물이 자랍니다. 

이 역시,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도, 사로잡힌 시선으로 고스란히 그날의 희노애락을 촘촘히 새겨왔습니다. '거기 있던' '있었음'에 대한, 사소하지만 무거운 존재의 증명과 확신을 강한 신념 하나로 각인시킨 기록입니다. 사진으로 생각하며, 깊이를 더해 사유의 지평을 넓혀온 날들의 기억입니다.

■ '한국의 마더 테레사' 김혜심 교무의 삶 조명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제주 출신 양종훈 상명대 (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의 '블랙마더 Black Mother 김혜심'이 전시로 찾아왔습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1 (관장 최사라)에서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두 달간 양종훈 초대전 '블랙마더 김혜심'을 개최합니다.

2022년 발간된 '블랙마더 김혜심'은 '아프리카의 어머니'로 불리는 원불교 김혜심 교무의 삶에 초점을 맞춘 사진집입니다.

김 교무는 아프리카 스와질란드(Swaziland)에서 20여 년간 AIDS 환자를 돌보며 계몽과 치료,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헌신적인 봉사 활동을 펼친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불립니다.


■ 2005년 첫 만남.. "한-스와질랜드 오가며 작업"

전시에선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 중 20여 작품을 선보입니다.

가로 110cm, 세로 190cm 대형 사진들입니다.

양 교수는 열악한 환경에서 가난과 병을 안고 살아가는 스와질랜드 사람들의 일상에 섞여 그들의 눈물과 웃음 그리고 희망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습니다.

2005년 스와질랜드(2018년 에스와티니로 개명)에서 김 교무를 처음 만나, 이후 우리나라와 스와질랜드를 오가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현지를 찾아, 책에선 3부에 걸쳐 116장의 사진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선정한 전시작들입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했고 끝내 에이즈 환자의 시신을 안치한 시설까지 담아내면서, 김 교무의 바닥 모를 헌신에 부합될 작가 정신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 "갤러리 등 소통 기회 확대할 것"

전시 오프닝은 다음달 1일 오후 6시로, 출판기념회를 겸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블랙마더 김혜심' 사진집의 2022년 세종도서 선정을 기념한 것으로, 코로나로 미뤄왔던 것을 전시회를 빌어 함께 합니다.

평소 '사진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는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겸 교수는 "사진의 성격상, 그동안 공공장소에서 주로 사진전을 개최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과 사진으로 소통하기 위해 갤러리나 개인 장소 등에서도 전시 기회를 가져보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 국회 자문위원장, 서귀포 홍보대사 등 활동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사진학과)을 졸업한 양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 비주얼커뮤니케이션 석사를, 호주 왕립대학교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강산별곡,’ ‘동티모르,’ ‘히말라야로 가는 길’ 등 10여 권의 사진집을 냈고 국내·외에서 35회의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2020년 발간한 '제주해녀' 사진집도 세종도서로 선정됐습니다.

'명예 해경이 된 한국사진학회장'으로 잘 알려진 양 교수는, 최근 국회 소통자문위원장과 서귀포 홍보대사 1호로 선정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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