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던지는 작품으로 세상에 좋은 영향 미치고파"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2. 11.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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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김종영미술상 시상식
김종영미술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종영 선생 유족 김병태 씨, 서양원 매일경제신문 대표, 최종태 김종영미술관 명예관장, 올해 수상자인 김승영 작가, 유희영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최명룡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장(왼쪽부터). <김호영 기자>

"제 작품이 누군가에게 물음이 되어 일상의 삶을 새롭게 다시 돌아보기를 희망합니다. 제 작품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16회 김종영미술상 수상자인 설치예술가 김승영 작가(59)가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같이 소감을 전했다. 이 상은 한국 추상 조각의 선각자인 우성 김종영(1915~1982)의 뜻을 기려 제정됐다. 2016년부터 매일경제신문과 공동 주최하며 수상 대상을 조각에서 회화, 미디어 아트, 설치 등으로 확장했다. 30여 년간 전업 작가로 살았던 그는 묵묵히 예술에 매진해왔다. 한국 대표로 뽑혀 뉴욕현대미술관(MoMA) 분관 PS1 국제레지던시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작가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 거제도에서 출발한 그가 쓰시마섬에서 출발한 일본인 작가와 대한해협 공해에서 만나는 '바다 위의 소풍'(2001)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그의 대표작 '타워(Tower)' 연작은 한국은 물론 멀리 호주에 있는 관람객까지 수십만 명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폐기 처분될 의자나 스피커 등 일상 속 사물로 작업을 했고, 한때는 작업비를 마련하고자 노동 현장에 나선 적도 있다.

김종영미술상 수상에 대해 작가는 "감사하고 기쁘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고 털어놓았다.

"김종영미술상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도 있었겠지만 작품 창작에 대한 두려운 마음 때문입니다. 여전히 작품을 만드는 것을 즐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좋은 작가가 많음에도 지금까지 전업 작가로의 작업을 놓지 않고 살고 있는 모습에 격려의 의미로 상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최명룡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장(경북대 명예교수)은 "이 수상을 계기로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한국미술 발전을 위해 숙고했던 김종영 선생의 유지를 이어 나가기를 당부한다"고 격려했다.

서양원 매일경제신문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우리 인간의 번뇌나 흔들리는 정체성마저도 모두 작품으로 만들어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낸 작가님의 문제의식이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장인 최인수 서울대 조소과 명예교수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유희영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최종태 김종영미술관 명예관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또 김종영 장학금도 전달했다. 장학생으로는 서울대 조소과에 재학 중인 권예서 씨가 선정됐다.

김종영미술상은 격년제로 시상하며 수상 기념 전시는 2년 후에 열린다. 이날 시상식 후에는 역대 수상 작가 10인의 전시(내년 1월 15일까지)와 '김종영미술관 20년의 기록' 전시가 나란히 개막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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