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쇼핑할맛 나네" … 신주쿠·긴자 백화점 면세매출 4배 쑥
일본 양대항공사 승객 급증
도쿄 주요 호텔 객실 가동률
코로나 이전의 80%수준 회복
입국규제 완화에 여행객 늘고
역대급 엔저에 경비 저렴해져
25일 점심 무렵 일본 도쿄의 인기 관광지인 아사쿠사 센소지 상점가는 일본인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 상점가의 기념품점 직원인 A씨는 "최근 한두 달 새 외국인 손님이 2~3배로 늘어 매출이 꽤 올랐다"며 "엔화 가치 약세의 영향인지 쇼핑도 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쇼핑의 중심지인 긴자에 있는 한 가방·의류 매장 점원 B씨는 "우리 브랜드는 외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데도 최근 외국인 손님이 늘어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50대50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긴자의 한 백화점 내 화장품 매장 직원은 "엔저(엔화 가치 약세)로 인해 외국인 손님이 늘었고 쇼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의 쇼핑·호텔업계 등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매출 회복의 순풍을 맞고 있다. 지난달 11일 무비자 입국 허용을 비롯한 코로나19 입국 규제 완화가 시행되고 엔화 가치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큰 폭 늘고 있다.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월 일본 전국 백화점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월의 4.4배인 136억엔으로 증가했다. 특히 도시에 위치한 백화점 등은 한국·대만·홍콩 등 아시아권의 방문객이 급증했으며 제품별로는 엔저 효과로 체감 가격이 낮아진 화장품, 가방 등 품목이 호조를 보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0월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의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 9월보다 10%가량 늘었다. 도쿄 팰리스 호텔은 10월 매출이 2019년 같은 달의 80% 수준까지 회복됐다. 백화점 중에는 이세탄 신주쿠 본점의 10월 면세점 매출이 2019년 10월에 비해 4%가량 늘었다. 마쓰야 긴자도 11월 1~9일 면세점 매출이 2019년의 95%까지 회복됐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올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영주권자 입국 제외)은 전달의 2.4배인 49만86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이 12만29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방일 외국인의 24.6%에 달하는 수치로,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이 한국인인 셈이다.
한국에 이어 미국이 5만3200명으로 2위를 차지했고, 홍콩과 대만이 각각 3만6200명, 3만5000명으로 3·4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태국과 베트남 등이 이었다.
지난달 방일 한국인 숫자는 9월의 3.8배가량으로 폭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의 62.3% 수준이다. 지난달 방일 미국인 숫자가 2019년 10월의 34.7%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한국인 입국자의 빠른 증가세를 엿볼 수 있다.
외국인의 일본 입국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입국 규제 완화다. 일본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유지하던 입국 규제를 완화해 10월 11일부터 무비자 입국과 개인 여행 등을 허용했고 이에 따라 관광객 입국이 급증하고 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엔저 현상'이 있다. 엔화 가치 약세로 인해 일본 관광 비용이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경험담이 이어지면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한국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는 올해 초 달러당 115엔대에서 10월에는 32년 만에 최저치인 151엔대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이어왔다. 11월 하순에는 달러당 138엔대 수준으로 엔화 약세가 주춤했으나 연초에 비하면 여전히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 들어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일본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를 고수하며 미·일 금리 차가 벌어진 것이 엔화 약세의 큰 이유다. 원·엔 환율의 경우 지난 3월 100엔당 1069원대를 찍었던 것이 11월에는 934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쿄/김규식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NO재팬 끝났나…신주쿠 긴자 몰린 韓관광객 “엔저에 쇼핑할맛” - 매일경제
- 알릴레오 출연한 이재명 “정치 사법화 심각…표적 정해놓고 수사” - 매일경제
- “꽃미남 한국 9번 누구?”…조규성, 팔로워 하루 만에 2만→40만 - 매일경제
- ‘성폭행 혐의’ 前 엑소 크리스, 중국서 징역 13년·강제추방 - 매일경제
- ‘신인감독상’ 이정재, 청룡 최초 전화로 수상소감
- 야옹이 작가 “SNS 사칭 계정이 지인에 친구 신청”
- [신익수의 레저홀릭] 남자가 거실에서 잠드는 이유 - 매일경제
- 봉쇄 장기화에 中광저우도 민심 폭발 - 매일경제
- SK 치어리더 ‘코트를 뜨겁게 달군 핫걸들’ [MK화보] - MK스포츠
- 강예슬, 잘록한 허리라인 “보고만 있어도 심쿵”[똑똑SNS]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