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철퇴 맞은 위메이드…업비트 겨냥해 "갑질한 대화 내용 전부 공개"
장현국 "업비트 갑질…대화 모두 공개할 것"
상장폐지 무효 가처분 신청도 준비
위메이드·P2E 게임 전반 위기감 고조
가상자산 위믹스의 상장폐지 사태로 존폐 위기를 맞은 위메이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거래소 중 한 곳인 업비트와 나눈 이메일과 녹음파일,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모두 공개해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강수도 꺼내들었다. 하지만 가상자산을 바탕으로 국내 P2E(플레이 투 언·돈을 버는) 게임을 이끌었던 위메이드가 크게 흔들리면서 게임업계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눈물 보인 장현국…"업비트 갑질이 원인"
장 대표는 25일 온라인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날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닥사)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미르4' 등 위메이드 P2E 게임들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 위믹스의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가 위메이드 존폐 위기로 이어지는 이유다.
현재 위믹스가 상장된 국내 거래소는 빗썸·코인원·업비트·코빗 등 네 곳으로 12월 8일부터 모든 거래가 멈춘다. 닥사가 밝힌 위믹스 거래 중지 사유는 ①중대한 유통량 위반 ②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등이다. 위메이드는 4개 거래소를 상대로 위믹스 상장폐지 무효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업비트의 갑질'로 규정했다. 그는 "업비트가 위믹스 유통 계획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면서 "업비트는 구체적 가이드라인도 없이 유통 계획을 요구했고, 위믹스 상장폐지 사유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닥사 회원 중 한 곳인 업비트의 입김이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의심이 담긴 발언이다.
장 대표는 다른 가상자산과 위믹스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코인들을 눌러보면 유통 계획이 없는 것들이 부지기수"라며 "유통계획이 상장폐지까지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라면 왜 다른 코인들에는 적용하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비트가 일부러 '위믹스 죽이기'를 한다고 의심하는 대목이다. 다만 업비트 측은 "모든 가상자산에 유통 계획을 요구하고 있고 그 계획을 노출하는 것은 가상자산 발행 주체가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여러차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군 장 대표는 "법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상장폐지를) 바로잡겠다"면서 "업비트는 왜 위믹스를 상장폐지했는지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업비트 관계자는 "위믹스 상장폐지는 업비트 단독이 아닌 닥사 회원들이 소명 자료를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라며 "거래소 네 곳이 심도 있게 논의했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내린 결론"이라고 재차 맞섰다.
"위메이드는 물론 P2E 게임 전체에 직격탄"
장 대표는 위믹스 상장폐지가 위메이드 사업에 큰 타격은 없다고 주장했다. 위메이드 사업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서 운영 중인 만큼, 국내 거래소들의 상장폐지 영향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위메이드는 물론 P2E 게임을 준비 중인 국내 게임사들 대부분이 최대 위기를 맞은 것으로 봤다. 특히 장 대표가 불과 일주일 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국제게임박람회 지스타(G-STAR) 현장에서 위믹스 상장폐지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던 만큼, 장 대표와 위메이드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위믹스는 국내 거래소에서 95%가량 거래됐던 가상자산"이라며 "위메이드가 개발하고 구축해 온 게임 생태계 자체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게임업계 일부에서 P2E 게임 규제완화를 꾸준히 요구했지만 가상자산의 불확실성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P2E 게임 합법화 명분도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컴투스 등 가상자산을 발행 중인 게임사들의 신뢰성에도 부정적 여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위메이드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전장 대비 29.89% 폭락, 하한가 3만9,400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위메이드맥스도 하한가고, '애니팡'으로 유명한 위메이드플레이는 종가 기준 29.93% 하락했다. 드래곤플라이 -9.34%, 컴투스홀딩스 -6.38% 등 다른 게임주와 게임 상장지수펀드(ETF)도 내림세다.
한편 일부에선 위믹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가상자산 피카를 개발한 피카 프로젝트 역시 상장폐지 유예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벤투 감독이 달라졌어요" … 옐로카드 받게 만든 월드컵의 무게
- '이변의 월드컵'... 40만 명 승부 예측 다 빗나갔다
- 20년째 한국행 싸움… 유승준은 왜 미련을 못 버릴까
- 김은혜 재산 265억, 류광준 과기부 실장 '131억 주식'
- 카타르 월드컵 응원간 국회의원 인증샷에 누리꾼 '눈총'
- 손흥민 “우리가 승점 3점을 가져가도 되는 경기였다”
- 이강인의 시간이 왔다... 월드컵 데뷔전 '22분', 짧지만 강렬했다
- "추모도 응원도 열심히"... 4년 만에 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붉은 물결
- 우루과이 발베르데 "공 뺏는데 어려움 겪어... 한국 굉장히 잘해
- 윤소이 "홀로 두 아이 키운 엄마 마음 이해하게 돼" ('백반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