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장의 대작 온다 무엇을 선택하든 관객은 행복하다
공연계 대작 경쟁이 치열한 올해 말에는 '거장 대 거장'이 무대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뮤지컬계 양대 산맥으로 손꼽히는 고 스티븐 손드하임과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존경받는 작사·작곡가로 불렸던 손드하임의 대표작 '스위니 토드'(12월 1일~2023년 3월 5일)와 '웨스트사이드스토리'(11월 17일~2023년 2월 26일)가 무대에 오른다. 웨버의 명작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1월 10일~2023년 1월 15일)와 '캣츠'(2023년 1월 20일~3월 12일)도 차례대로 관객을 만난다.
26일 별세 1주기를 맞는 손드하임은 60년 이상 공연계에 몸담으며 뮤지컬 '스위니 토드'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비롯해 '어쌔신' '컴퍼니' 등 걸작을 남긴 거장이었다. 그래미상 8개, 토니상 8개 수상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김연아 선수가 은퇴 무대인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프로그램에서 손드하임의 작품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해 친숙하다.
다음달 3년 만에 공연되는 '스위니 토드'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 성실했던 이발사 '벤저민 바커'가 연쇄살인범으로 변하게 되는 줄거리를 그리면서 사회 부조리를 비판한 작품이다. 손드하임 특유의 불협화음이 스릴러 뮤지컬을 만나 불안과 공포심을 자극한다.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1주기를 맞는 손드하임을 추모하며 그의 기념비적인 작품을 선보이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등에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배우 전미도가 6년 만에 무대로 돌아와 '러빗 부인' 역을 소화한다.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1950년대 미국 뉴욕 웨스트사이드 지역에서 벌어지는 갱단 간 갈등과 그 속에서 꽃피는 연인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세기의 사랑을 그린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원작으로, 1957년 9월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732회 장기공연을 이어간 대표작이다. 손드하임은 작품의 작사를 맡아 서정적이고도 재치 있는 가사를 노래에 입혔다.
한국 초연인 이 공연에선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지는 김준수, 박강현, 고은성 등 화려한 출연진이 캐스팅돼 화제였다. 현대무용뿐만 아니라 발레, 재즈, 플라멩코 등 다양한 춤을 한 무대에서 보는 즐거움이 돋보인다.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만날 수 있다.
'메가 뮤지컬'의 대가 웨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50주년 기념 공연으로 7년 만에 컴백을 알렸다. 웨버가 '라이온킹' '아이다' 등을 발표하기 전 청년 시절 탄생시켜 '전설의 신호탄'으로도 불리는 작품이다.
죽음을 앞둔 예수의 7일간 행적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다룬다. 제목과 달리 종교적인 면이 아닌 각 인물이 느끼는 고뇌와 두려움, 사랑 등 인간적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지저스 역의 대표 배우 마이클 리를 비롯해 한지상, 임태경 등이 관객과 만난다. 지난 10일 시작해 내년 1월 1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국내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200만명이 관람한 뮤지컬 '캣츠'도 연말에 한국을 찾는다. 내한 공연팀은 12월 22일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시작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월 20일부터 3월 12일까지 공연한다.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으며 '젤리클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과 웨버의 명곡인 '메모리' 등이 40년 롱런의 비결로 꼽힌다.
이번 '캣츠'는 2020년 투어 이후 2년여 만에 부활한 컴백 무대다. 고양이 배우들이 객석 사이사이를 이동하는 연출이 묘미지만 지난 공연 당시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됐다. 이번에는 배우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자유롭게 관객과 교감할 예정이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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