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OTT, 협업으로 '파이' 키운다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2022. 11. 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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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프라임타임 채널'
이달 초 미국서 서비스 개시
30여 개 OTT 바로 시청
아마존·애플도 타사연동 지원
국내 업체는 해외 OTT와 제휴
상호보완으로 시장 확대 노려

성장 가도를 달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금까지 자사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조하며 가입을 유도해온 업체들이 이제 자사 이용자들에게 타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각개전투로 이용자 확보 경쟁을 벌여온 업체들이 하나둘씩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OTT 시장 성장세가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르면서 이용자 쟁탈전을 펼치는 대신 타사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시장 규모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업체는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다. 유튜브는 지난 1일부터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프라임타임 채널(PrimeTime Channel)'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 안에서 타사 OTT 프로그램과 영화를 검색하고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쇼타임, 파라마운트플러스, 스타즈 등 30여 개 콘텐츠 업체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조만간 미국프로농구(NBA)가 운영하는 'NBA 리그 패스'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 농구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용을 위해서는 유튜브 앱에서 원하는 채널을 가입하기만 하면 된다. 사실상 유튜브가 자사 이용자와 OTT 업체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는 셈이다.

이 서비스는 아직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가 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해 지역별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OTT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에서 약 100개 회사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비디오 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애플은 '애플TV' 서비스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OTT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타사와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CJ ENM과 미국 파라마운트(옛 바이아컴CBS) 간 협업을 계기로 올해 중순부터 파라마운트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양사가 공동 투자한 국내 콘텐츠를 파라마운트플러스에서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얻고 있다. 웨이브는 미국 HBO맥스와 계약해 해외 인기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 제작 영상물(UCC)로 성장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성격이 강한 유튜브가 OTT 연동에 힘쓰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판도에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유튜브는 2016년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며 OT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지난 1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업부를 해체하면서 6년 만에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무비&TV' 섹션을 신설해 영화·드라마 등 유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했고 프라임타임 채널을 통해 OTT 시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샌드바인이 발표한 '2022년 세계 인터넷 현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의 트래픽 점유율은 14.61%를 기록해 전체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넷플릭스(9.39%)보다 약 5%포인트 높은 수치다. 유튜브가 프라임타임 채널에서 OTT마다 다른 사용자 환경을 하나로 통합하면 이용자들의 유튜브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OTT업체 관계자는 "대형 플랫폼 업체들이 여러 OTT를 한곳에서 소개하려는 것은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 자사 앱에 더 머무르게 하려는 의도가 크다"며 "OTT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면서 각자 생존 전략을 모색해온 업체들의 향후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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