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놓고 20년 분쟁 종지부…금강제화 최종 승소

대법 “금강텍스 상표, 금강제화와 매우 유사”
“금강텍스, 금강제화 유사상표 사용했다고 봐야”

금강텍스(왼쪽)와 금강제화 상표. <출처=대법원>

신발 등 제조업체 금강제화와 양말 제조업체 금강텍스 간 ‘금강’ 상표를 놓고 20년 간 이어진 두 회사의 법적 분쟁을 끝을 맺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금강텍스 대표가 특허심판원의 상품권 취소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금강텍스는 자사가 상표권을 보유한 등록상표를 약간 변형해 제품에 사용했는데 이것이 금강제화 상표와 유사해 2000년대 초부터 두 회사가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양사는 2003년 1월, 금강텍스가 등록상표를 변형하지 않고 장갑과 양말, 아동복 등에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당시 진행 중이던 민·형사상 다툼을 모두 멈추기로 합의했다.

금강제화는 2017년 금강텍스가 변형 상표를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며 금강텍스의 상표권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고, 특허심판원은 금강제화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금강텍스 측은 특허심판원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금강제화가 2003년 합의를 맺고도 특허심판을 청구한 것은 권리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금강텍스 상표권자인 이전 대표가 2013년 사망하고 현 대표에게 상표권이 넘어가 과거에 금강제화와 맺은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봤다.

금강텍스는 또 변형 상표는 물건을 납품받은 소매업자들이 사용한 것일 뿐 자사와 무관하고, 변형된 상표를 사용한 양말이 금강제화의 구두와 비슷하지 않아 오인·혼동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원고가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상표 출처의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금강텍스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