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빵·라면' 급식파업 첫날…학부모 "올해도 반복" 한숨

유승목 기자 2022. 11. 25. 15: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육 공무직 총파업에 일선 학교 대체식 제공·급식 미실시…학부모와 교사들 "학생 볼모로 잡지 말아야"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총파업을 단행한 가운데 25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초등학생들에게 급식을 대신해 '빵·우유'가 지급되고 있다. 2022.11.25.

"작년에 제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세 번입니다. 근데 또 파업하네요. 저는 아이가 셋이라 도시락 세개 싸고 정리하고 일하러 가는데 너무 화 났어요. 아이들한테 먹는걸 가지고 이러는 사람들 용납할 수가 없네요."

"첫째네는 선생님께서 사비로 컵라면을 준비해 라면파티를 한다고 해서 도시락을 안싸와도 된다고 문자가 왔는데, 둘째네는 대체식으로 부족하면 도시락을 준비하라 하더라고요."

"아침식사도 잘 못하고 가는데, 점심도 부실하게 샌드위치 먹어야하니 속상하네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11.25 총파업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25.

노동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교육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학교 비정규직(교육 공무직)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당초 예상보단 파업인원이 적었지만 서울 시내 학교 10곳 중 한 곳에선 학생들이 급식 대신 빵과 음료수, 도시락을 먹는 사태가 벌어졌다. 학부모를 비롯해 교육계 내부에서도 학생을 볼모로한 파업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서울 여의도에서 단일 임금체계 도입과 정규직과의 차별해소, 급식실 폐암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학비연대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뭉친 단체로 조리와 특수교육, 초등돌봄 같은 일선 교육실무를 담당하는 교육공무직으로 구성돼 있다.

학비연대가 추산한 이번 파업 인원은 여의도 총파업 대회에 참여한 5만명을 비롯해 총 8만명 규모다. 전체 조합원(약 10만명)의 80% 수준이다. 이로 인해 전국 시도 교육청 산하 기관 및 각급 학교에서 각종 업무가 차질을 빚었다. 다만 돌봄교실의 경우 교육당국이 교직원을 적극 투입해 교육공백을 최소화한 점에서 파업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시내 학교 10곳 중 1곳 "빵·우유·도시락 먹어요"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임금 차별 해소와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25일 서울 동작구의 한 중학교에서 대체급식이 실시되고 있다. 2022.11.25.
문제는 급식이다. 일선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의 비중이 큰 데다, 파업으로 인원공백이 생겨도 학교 차원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들이 모여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했지만 빵이나 우유 제공, 도시락을 지참 등 대체식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유·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1413곳에 종사하는 교육 공무직 2만4789명 중 1382명이 파업에 참여, 144개 학교(10.19%)가 급식 운영을 멈췄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144개 학교 중 132개 학교에서 대체식을 제공했다"며 "12개 학교는 정기고사, 학사일정 조정 등을 이유로 급식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경우 도내 교육 공무직 3만7293명 중 5902명이 파업에 동참하며 2708개 학교 중 868곳이 급식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인천시도 파업 여파로 관내 학교 497개교 중 177곳이 대체식을 제공했고, 세종시도 144개교 중 76곳이 도시락 등으로 대체하거나 학사일정을 조정해 급식을 미실시했다.
"아이 볼모 잡지 말아야" 학부모·교사들 뿔 났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5일 서울시 성동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이 텅 비어 있다. (위 사진은 '11월 25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파업 관련' 외의 다른 보도에는 절대 사용금지) 2022.11.25.
이번 학비연대 파업은 이날 하루로 종료되지만 학부모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매년 학기 중에 반복되는 파업으로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이 피해를 받고 있단 우려에서다. 하교 후 학원이나 다른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대체식 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도시락을 싸야할 지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학비연대가 교육당국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내년 신학기에도 파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성토가 나온다. 서울지역 한 학부모는 "하루정도 도시락은 싸줄 수 있다"면서도 "아이들에게 피해는 안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학부모 뿐 아니라 교육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파업으로 생긴 교육공백을 메우기 위한 부담을 일선 교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단 점에서다. 충북교사노조는 전날 "교사들은 정규수업을 마치면 다음 차시에 학생을 가르칠 수업연구를 해야 하는데, 돌봄업무를 대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학교 교육 정상화가 어렵고 피해는 학생과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했다.
25일 진행된 학교 비정규직 파업 관련 학부모 반응.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관련기사]☞ 이승기 "적자 콘서트 열어준 소속사에 감사"…또 가스라이팅 의혹"너희가 한국 알아?" 강형욱 '역겹다, 쓰레기' 비난에 울컥오윤아 "성형 의혹 많이 받는 이유? 남동생 때문" 실물 어떻길래"섀도복싱 하나?"…발베르데, 이강인에 거친 태클 뒤 도발까지"16강 행복회로" 쓴소리 딘딘 "내 경솔함 사과…韓 정말 최고"
유승목 기자 mok@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