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침수에 포항 주민 뿔났다…"아파트 건설로 물길 바뀐 탓"

손대성 2022. 11. 2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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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태풍 힌남노 때 다 잠기고 불과 100㎜ 남짓 내린 이번 비에 또 잠기고. 도저히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대책을 세워주세요."

주민들은 용산천범람피해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5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건설을 위해 용산천 물길이 바뀐 후부터 용산2리 주민들은 비만 오면 공포에 떨고 있다"며 "포항시는 용산천 수해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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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태풍으로 침수, 11월 100㎜ 안팎 비에 또 침수…"대책 필요"
기자회견하는 침수 피해 주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25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용산천범람피해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연이은 침수 피해의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25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9월 태풍 힌남노 때 다 잠기고 불과 100㎜ 남짓 내린 이번 비에 또 잠기고. 도저히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대책을 세워주세요."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산2리에 사는 서필분(85)씨는 25일 강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서씨를 비롯해 용산2리 주민들이 연이어 발생한 침수 피해에 단단히 뿔이 났다.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낮부터 23일 오전까지 포항지역에 내린 비로 용산2리 용산천 주변의 물이 넘치는 일이 발생했다.

용산천이 범람하면서 둑 일부가 무너졌고 집 안까지 물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마당이 물에 잠겼으며 하수가 역류했다.

거센 물살에 담이 무너지거나 창고 안에 쌀이 물에 잠긴 집도 있다.

공식 집계된 포항 강수량은 22일부터 23일 오전 8시까지 84.9㎜다.

주민들은 119 소방대원 등과 함께 집 마당까지 들어온 물을 퍼내느라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이 마을은 지난 9월 6일 한반도를 휩쓴 태풍 힌남노 때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당시에는 훨씬 더 많은 빗물과 하천수가 집 안에 들어오면서 집 안이 펄로 가득 차고 차가 침수됐으며 밭이나 마당이 진흙에 잠긴 곳이 많았다.

불과 두 달여 만에 연이어 피해를 보자 주민들은 아파트 건설로 마을을 지나는 용산천 물길이 바뀐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주민들이 지목하는 것은 미르도시개발이 시행하고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용산2리 용산천 인근 1천144가구 규모의 포항아이파크 아파트 단지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용산천이 아파트단지 가운데로 지나가자 2017년 지방자치단체 심의와 승인을 거쳐 하천 물길을 바꿨다.

상류 마을을 지나와 더 큰 하천인 냉천으로 곧바로 흘러가던 용산천을 아파트단지 앞에서 90도로 꺾어 옆으로 돌아서 흘러가게끔 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공사로 하류지대가 높아져다"며 "100㎜가 넘는 비에도 범람하지 않던 용산천이 물길 변경 이후 번번이 범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용산천범람피해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5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건설을 위해 용산천 물길이 바뀐 후부터 용산2리 주민들은 비만 오면 공포에 떨고 있다"며 "포항시는 용산천 수해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해 대책 마련해달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25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용산천범람피해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연이은 침수 피해의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25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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