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분양 하게되면 소급적용 해드립니다”… 분양시장에 재등장한 ‘안심보장제’

최온정 기자 2022. 11. 25. 15: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세우고 있는 시행사들이 최근에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까지 들고 나왔다.

경남지역의 한 아파트 분양현장 관계자는 "안심보장제는 미분양이 심각할 때 등장하는 상품"이라면서 "할인분양·발코니 무상제공 등 혜택을 소급적용하면 시행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보지만, 자금력이 있는 시행사는 매수심리가 더 얼어붙기 전에 이 방법을 써서라도 미분양을 털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세우고 있는 시행사들이 최근에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까지 들고 나왔다. 계약 후 시세가 지금보다 떨어져 할인분양·발코니 무상설치 등 혜택을 받은 계약자가 등장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성행하다가 자취를 감췄던 이 상품은 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남 고성에 짓는 ‘고성스위트엠엘크루’(435가구) 아파트는 잔여 가구를 대상으로 선착순 동·호수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분양을 실시했으나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선착순 분양을 하게 된 것이다. 전체 가구 중 아직도 절반 가량이 미계약 상태다.

13일 경기도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시행사는 향후 입주자 모집공고에 명시된 공급금액 이하로 분양가를 할인할 경우 기존에 계약했던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금액으로 소급 적용해주는 ‘안심보장제’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단지는 이미 중도금 무이자와 계약금 분납제(1차 1000만원)를 실시하고 있는 곳인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심보장제까지 추가한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분양을 이미 받은 분들에게도 안심보장제를 적용해드렸다”면서 “앞으로 할인분양을 하더라도 동일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침체기에 처음 등장한 안삼보장 상품은 당시 미분양이 속출했던 용인 수지구와 별내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성행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하락할 경우 계약금을 환불해주고 중도금 대출을 해지해주는 상품, 분양가격의 일부만 내고 2년을 거주한 뒤 최종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품 등 종류도 다양했다.

2014년 말부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후 이런 유형의 상품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시장 상황이 바뀌자 침체된 분양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행사들이 안심보장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현재 미분양 상황이 심각한 지방을 중심으로 안심보장제가 확대되고 있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짓는 ‘구미해모로리버시티’(756가구)도 조건변경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및 계약금 정액제(1000만원) 혜택에 더해 안심보장제까지 내건 것이다. 지난 7월에 분양한 이 단지는 현재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던 거제시 아주동 ‘거제 한신더휴’(547가구)도 안심보장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단지에서는 입주 전까지 시행사가 발코니 확장이나 에어컨·가전기기 지원 등을 추가로 제공할 경우,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할인분양을 실시할 경우에도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경남지역의 한 아파트 분양현장 관계자는 “안심보장제는 미분양이 심각할 때 등장하는 상품”이라면서 “할인분양·발코니 무상제공 등 혜택을 소급적용하면 시행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보지만, 자금력이 있는 시행사는 매수심리가 더 얼어붙기 전에 이 방법을 써서라도 미분양을 털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아파트 분양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손해를 줄이기 위해 안심보장제 등 혜택을 제공하는 시행사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분양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분양 사업을 미루는 시행사가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