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털어봐라"… 이재명, 가족 계좌 추적 檢에 맞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과 주변 관계자들 계좌 추적에 나선 검찰을 향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하면 되나"라고 힐난했다. 사진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꽃달기 행사에서 이재명 당대표가 모두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본인과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에 입을 열었다. 당 일각에서 제기한 '유감 표명' 대신 검찰 수사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계부채 3법과 3대 민생 회복 프로그램에 속도를 내겠다"며 민생에 대해 발언했다. 이후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웬만하면 얘기하지 않으려 했는데 검찰이 창작 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다"라며 추가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본인과 가족의 계좌에 대해 영장 없는 수사에 동의한다며 "언제든 털어보시라"고 도발했다. 이어 "계좌를 확인했다는 통보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집에 계속 쌓이고 있다"며 "이미 재산신고도 명확하게 했고 출처도 명확히 밝힌 건데 이제 와서 그게 마치 문제 있는 것인 양 얘기하는 건 쇼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사는 기본적으로 조용히 하는 것이 원칙인데 마치 동네 선무당이 굿하듯이 꽹과리를 치면서 온동네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며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쇼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유감 표명' 요구에 호응하는 대신 검찰에 강한 비판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는 당 내에서 제기한 직접 해명과 유감 표명 요구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4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노무현·이명박·김영삼 전 대통령 등이 모두 측근에 대한 수사에 유감을 표명한 점을 들어 이 대표의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검찰 압박 메시지가 이 대표 측근 구속으로 술렁이는 당내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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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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