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운송 막히고, 둔촌주공 공사 차질... 화물연대 파업 피해 확산

조재희 기자 2022. 11. 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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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가동 중단되면 하루 3000억 손실
산업계 “집단 이기주의...파업 즉각 중단해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무기한 총파업 이틀째인 25일 오후 부산 남구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뉴스1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이틀째를 맞으면서 산업계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산업계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집단운송거부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화물연대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의 운행 중단이 이어지며 철강과 시멘트 업계를 중심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포스코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제품 출하가 막혀 운송 수단 변경 등 대책을 모색 중이고, 시멘트 출하가 막히면서 대규모 건설 현장 레미콘 타설 작업까지 중단되고 있다. 석유화학·자동차·조선업계 등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멘트·레미콘 등 건설 부문부터 타격 현실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따른 피해는 시멘트와 레미콘, 건설업계부터 나타나고 있다. 파업 첫날인 24일부터 전국 시멘트 공장에서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이 중단돼 출하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20만t을 출하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출하량은 1만t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이날 “출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레미콘 업계 상황은 더 나쁘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이날까지 생산은 가능하지만, 주말을 지나 다음 주 월요일(28일)부터는 생산 차질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타설(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작업)을 앞둔 건설 현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사업장의 레미콘 타설은 이날 중단됐다.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 공사 전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도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제품을 출하하지 못하면서 당장 야적 공간 부족이 우려된다. 앞서 화물연대 포항지부는 포항철강산업단지 안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진 뒤 이날 공단 주요 길목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파업으로 전날 당진, 포항, 인천, 울산 등 전국 공장에서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포스코도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한 철강 제품 출하가 막히자 대체차량 동원과 선박·철도로 출하 전환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 측은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를 위한 설비 자재의 입출고 운송만이라도 가능하도록 화물연대에 지속해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해운·석유화학 등 예의주시

완성차업계는 현재까지는 부품 조달이나 완성차량 운송에 큰 차질은 없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까지 빚어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운업계도 화물을 평소보다 일찍 항만에 반입하고, 국내 항구 간 이전되는 환적 화물은 터미널 내 트럭을 대체 운송 수단으로 활용하며 파업 여파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아직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재고가 쌓여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하루 평균 3000억원 이상 피해를 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이날 경총과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해운협회 등 30개 주요 업종별 단체는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엄중한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노동계의 총파업은 위기 극복을 위한 전(全) 국민적 노력을 외면하는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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