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n번방 주범 엘 호주서 검거…국내 송환 추진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2. 11. 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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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검거된 ‘제2 n번방’ 주범 엘 [사진 = 서울경찰청]
미성년자 등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제2n번방’의 주범 엘이 호주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엘을 송환해 우리나라 법정에 세울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를 받는 20대 중반 남성 A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23일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제2n번방 사건은 2020년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이다. 제2n번방의 주범으로 알려진 엘은 2019년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300개 이상의 성착취물 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엘은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15일까지 아동·청소년 9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했다. 엘과 공범들이 제작 및 유포한 영상과 사진이 무려 1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수사 상황에 따라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성착취물로 인한 금전적 수익이 어느정도 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유포된 영상 중 629건이 삭제 차단됐다.

엘은 수시로 텔레그램 대화명을 바꾸고, 성착취물 유포 방을 개설·폐쇄를 반복하면서 장기간 범행을 이어갔다. 그러다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8월 말 텔레그램을 탈퇴하고 잠적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엘에 대한 인적사항을 확정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양국 경찰은 지난 23일 엘의 시드니 교외에 있는 주거지를 방문해 압수영장을 집행했고 엘을 체포할 수 있었다.

압수된 엘의 휴대폰 2대 중 1대는 초기화됐으며, 나머지 1대에서는 성착취물로 추정되는 영상물들이 대거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엘은 호주 사법 당국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대한 소지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엘의 여죄를 명확히 한 뒤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한국으로 송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주범이 붙잡힌 만큼 공범과 방조범을 검거하기 위한 국내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피해자를 유인·협박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공범 3명을 구속했다. A씨가 제작한 영상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하거나 특정 사이트에 피해자 신상정보를 게재한 피의자 3명도 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환 시점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사건 자체가 한국 피해자이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엘)도 호주 영주권을 취득하지 않은 한국 국적의 피의자인 만큼, 한국에서 처벌해야 한다는 점을 호주경찰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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