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안 맞는 용산·여의도?…'할많하않' 속타는 대통령실
합의 시점 두고 소통 부족 드러나…尹, 오늘 당 지도부와 만찬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대통령실의 불만도 끓어 오르는 분위기다. 계획서가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25일, 당장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 겸 상견례가 열린다. 평소 여당을 '전투력이 없다'며 답답해하던 윤 대통령이 국정조사 합의를 고리로 어떤 당부의 말을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국조 실시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분위기에 대해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이라고 요약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 '선(先) 규명 후(後) 대책' 기조를 분명히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 결과가 최우선이고, 이후 책임자 규명과 문책, 재발 방지 대책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도 경찰 조사가 나온 후 미진할 경우 추진해야 한단 입장을 명확히 했다. 더불어 내년도 예산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단 생각이 확고했다.
이런 분위기는 23일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국정조사 수용 분위기를 풍기면서 급반전했다. 대표적인 '친윤계'(친윤석열)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예산안 처리 시점과 경찰 특수본의 수사결과 발표 시점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예산처리 후 국조에 대한 합의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같은날 오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문'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명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24일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을 중심으로 국정조사 대상에 대검찰청이 포함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대통령실의 불편한 심기를 전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여야는 증인신청 대상을 대검 마약 관련 부서장으로 한정하면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통과시켰지만, 대통령실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한 것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정조사 합의 '시점'에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 간 오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두고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 특수본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일에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때 사고 원인 등 대략적인 결과가 모두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보완 수사가 진행되고 경우에 따라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검찰에 송치돼 최종 결과가 나오더라도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대통령실은 중간수사가 발표되고 미진한 부분을 중심으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여야 합의에 따라 예산안 처리 후 본격적인 국정조사를 실시한다고 하지만, 정부 제출 예산안이 민주당에 의해 난도질 되는 상황도 탐탁지 않아 하는 기류다. 결국 국민의힘의 이번 국정조사 합의를 '실책'으로 규정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당 지도부에 대한 평가에 함구하고 있으나 여권에서는 불만이 상당히 쌓였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란 메모 논란으로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 조치한 것부터 국정조사 합의까지 주 원내대표에 대한 친윤계 의원들의 공개 비판이 이를 방증한다. 전날 본회의에서 대표적 친윤계 의원들은 모두 국정조사 계획서에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졌다. 당 일각에서는 정진석 위원장이 친윤계 의원들로부터 '경고성' 메시지를 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적 친윤계였던 정 위원장마저 친윤계와 갈등이 생기면서 대통령실과 소통 부족이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은 당 지도부의 정무적 판단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과 비상대책위원 등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 한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참석한다.
대통령실 또다른 관계자는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확고한 뜻이다. 여당 지도부가 하는 결정이 대통령 마음에 들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존중한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서로 조율하면서 가면 된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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