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자이스, 480억 투자해 한국에 반도체 R&D센터 건설

최지희 기자 2022. 11. 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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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 반도체 부품·장비 독점 회사
아시아 최초 반도체·전자현미경 센터 구축
“수요 높은 한국 반도체 시장, 매우 중요”
“삼성·SK 등 고객사와 R&D 단계부터 협업”
자이스 직원이 진공 챔버에서 극자외선(EUV) 장비용 광학 시스템 '미러'를 손보고 있다. /자이스 제공

176년 전통의 광학 전문 기업 독일 자이스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반도체·전자현미경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2026년까지 4년간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 시장의 높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자이스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렌즈와 광학 장치를 독점 공급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필수 소재인 포토마스크(전기회로가 들어가는 필름) 공정 핵심 장비도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포토마스크는 엔지니어가 설계한 전자회로를 노광 기술로 석영 유리기판 위에 형상화 한 것으로, 반도체 집적도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지난 23일 경기 동탄 자이스코리아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정현석 자이스코리아 대표는 “자이스는 아시아 국가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반도체와 전자현미경을 연구할 수 있는 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라며 “내년 개소를 목표로 현재 부지 선정 등을 핵심 고객사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경기 동탄 자이스코리아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정현석 자이스코리아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자이스코리아 제공

정 대표는 “독일 자이스 본사는 한국 시장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풍부하다고 판단해, 주요 고객사와 최대한 가까운 지역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내년 시설이 가동되면 핵심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R&D 센터에서 자이스는 국내 반도체 제조사와 연구 단계부터 협업해 미래 공정에 맞는 장비 및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수요가 높은 반도체 마스크와 웨이퍼 측정 장비 중심으로 R&D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현미경 R&D 센터에서는 반도체와 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될 수 있는 계측 제품 등을 고객사 맞춤형으로 개발한다.

자이스는 현재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과 향후 5년 뒤 로드맵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자이스코리아 반도체사업부 상무는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직접 포토마스크를 생산하고 있어 포토마스크 공정에 쓰이는 장비 수요가 높다”고 했다. 이 상무는 “반도체 미세 공정 양산에 성공하려면 포토마스크 공정 장비부터 제조사 목표에 맞게 개발돼야 한다”며 “이 때문에 고객사와 R&D 단계부터 함께 논의해 장비를 개발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정의 첫 단추인 포토마스크 양산에 실패하면 그다음 단계인 웨이퍼(반도체 기판) 생산에도 연쇄 차질이 발생하므로 반도체 제조사는 자이스 장비를 적기에 들여놓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자이스가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포토마스크 공정 장비 AIMS. /자이스 제공

1986년 한국에 진출한 자이스코리아는 광학 및 전자 현미경, 반도체 마스크 장비, 의료기기 등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국내 반도체 업계 수요에 힘입어 자이스코리아 매출 규모는 자이스가 진출한 100여개국 중 4번째로 높다. 매튜 윌슨 자이스코리아 전무는 “한국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거대 기업이 있고, 반도체가 필수인 데이터 관련 수요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핵심 고객사가 있고 반도체 산업에 힘을 싣고 있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국내 고객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문을 연 동탄 이노베이션 센터에서는 고객사가 독일 본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R&D 및 생산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한국에 50억원을 투자해 온 자이스는 점차 외연을 넓히고 있다. 박성진 자이스코리아 전무는 “센터를 개소한 지 4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기업 고객 100곳이 넘게 방문해 직접 정밀 검사 기계를 체험하고 자이스와 함께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하고 있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에너지 분야 부품 개발에서도 마이크로 단위의 정밀도가 요구되고 있어 측정 및 생산 장비를 정밀하게 제작해 국내 고객사 및 소부장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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