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n번방’ 주범 ‘엘’ 호주서 검거…성착취물 1200개 제작 유포

이기욱 기자 2022. 11. 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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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를 협박해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이른바 '제2 n번방' 사건의 주범인 20대 중반 남성(일명 '엘')이 호주에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5일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제2 n번방'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A 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호주 현지 시각 23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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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를 협박해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이른바 ‘제2 n번방’ 사건의 주범인 20대 중반 남성(일명 ‘엘’)이 호주에서 붙잡혔다. 경찰이 올해 8월 31일 전담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착수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23일(현지 시각) 호주 경찰이 ‘제2 n번방’ 사건의 주범 20대 중반 A 씨를 자택에서 검거해 이송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5일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제2 n번방’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A 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호주 현지 시각 23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성년자 9명에게 접근해 1200여 개에 달하는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만들어 익명 기반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성착취 피해자를 돕는 단체인 ‘추적단 불꽃’ 등을 사칭해 “당신의 사진과 개인 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가해자를 잡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계속 연락해 시간을 끌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스스로 성착취물을 만들어 보내도록 유도했다. 가해자 역시 A 씨였다. 다만 직접 제작한 성착취물을 판매했던 ‘n번방’ 주범 조주빈 일당과는 달리 성착취물로 수익을 올린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2012년 호주에 거주해온 한국인이다. 수사에 대비해 범행 이후 텔레그램 대화명을 수시로 바꿨다. 그는 지난해 5월 텔레그램에 자신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나는 절대 잡힐 수가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남긴 텔레그램 등 여러 SNS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해 지난달 19일 A 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1개월가량 지난 이달 23일 경찰은 호주 현지 경찰과 함께 A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A 씨를 체포했다. 현장에서 A 씨 휴대전화 2대 등을 압수하고, 피해자들을 착취했던 텔레그램 계정도 확보했다. A 씨는 체포 당시 “인터넷상에서 해당 성착취물을 내려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23일(현지 시각) 호주에 있는 ‘제2 n번방’의 주범 A 씨 집을 한국 경찰과 호주 경찰이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A 씨를 한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호주 경찰이 A 씨가 범죄를 저지른 곳이 호주라는 이유로 현지에서도 A 씨를 처벌하겠다고 해 송환이 언제될 지는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 경찰의 수사와 한국 경찰의 수사 둘 다 별개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한국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A 씨와 함께 피해자를 협박·유인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15명을 검거하고 1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또 A 씨가 제작한 영상을 판매·유포·소지·시청한 10명을 검거해 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유포된 영상을 삭제·차단하고, 피해자들이 법률지원 및 심리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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