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20%씩 성장하는 美 가스레인지 시장 공략
韓 제품 수입액 1300억 44% 상승
삼성·LG, 미국 소비자 수요 맞춰 공략
미국의 가스레인지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 업체의 제품은 미국 주요 매체가 선정한 제품 3위 안에 들 만큼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상태다.
2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지난해 기준 미국 가스레인지의 시장 규모가 15억달러(2조302억원)이며, 2028년까지 26억달러(3조1000억원) 규모까지 연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소비자의 가스레인지 사용 빈도가 늘어난 데다 최근 주택 보유자가 증가하며 리모델링 관련 소비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이 커지며 미국의 가스레인지 해외 수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지난해 미국의 가스레인지 수입액을 28억달러(3조7000억원)로 집계했는데 전년 대비 22.7% 증가한 수치다. 주요 수입국은 중국, 멕시코, 태국, 한국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수입액의 절반에 달한다.
한국도 미국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점차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미국 가스레인지 수입 총액에서 한국의 비중은 1억1000만달러(1350억원)로 전체에서 4.2%를 차지했는데, 금액으로 따져봤을 때 전년 대비 44.6%가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3년간 한국의 수입액 점유율은 2019년 3.3%, 2020년 3.6%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톰스가이드나 뉴욕타임스, 굿하우스키핑 등 주요 외신이 꼽은 추천 제품 10위 중 2위를 LG, 3위를 삼성 제품이 차지하기도 하는 등 현지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와 삼성전자도 미국 소비자 수요에 맞춘 가스레인지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두 업체는 넓은 크기의 오븐과 가스레인지가 결합된 제품을 앞세웠다. 오븐을 통해 추수감사절에 쓰이는 칠면조나 간편식인 냉동 피자 같이 커다란 음식을 하는 미국의 문화적 특성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제품의 버너는 소스를 식사 직전까지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낮은 온도부터 육류 요리를 빠르게 할 때 쓰는 높은 온도까지 조정 폭이 넓다. 자체 운영체제(OS)를 활용해 각종 레시피를 제공하거나 원격 조정을 하는 기능도 탑재해 다른 업체 제품과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LG전자는 5.8ft³(입방피트·0.16㎥) 수준의 넓은 오븐 공간과 노크온(전면 도어를 노크하면 내부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한 가스레인지(LRGL5825F)를 주요 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븐 요리를 자주 하는 미국 소비자가 노크를 통해 쉽게 요리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오븐 안쪽 벽면엔 기름을 비롯한 오염물을 쉽게 닦을 수 있는 소재가 적용돼 있다. 2만BTU(열량 단위)의 고출력을 낼 수 있는 버너도 장착돼 있어 음식 조리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도 6ft³(0.16㎥) 크기의 오븐과 에어프라이어가 탑재된 제품(NX60T8711SS/AA)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노리고 있다. 넓은 크기의 오븐을 통해 요리와 베이킹을 공간 제약 없이 할 수 있도록 했다. 2만2000BTU의 강한 화력의 가스 버너를 통해 빠르게 요리를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가전 연결 앱 스마트싱스를 이용해 각종 음식의 레시피를 검색해 볼 수도 있다.
업계는 아직 점유율이 높지는 않더라도 주요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장세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출액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세계 최고의 가전 시장에서의 비중을 높여간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율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제품이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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