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인사이트] 김정은 자녀 중 유일하게 '두 번' 공개된 김주애

서재준 기자 2022. 11. 25. 1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괴물 ICBM' 발사장에 아버지 손잡고 전격 등장한 북한의 새 백두혈통
2013년 로드먼도 만나…향후 대외 관련 당직 진출 가능성

[편집자주] 2018년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동북아시아 정세는 급변했다. '평양 인사이트(insight)'는 따라가기조차 쉽지 않은 빠른 변화의 흐름을 진단하고 '생각할 거리'를 제안한다.

북한이 지난 19일 전격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둘째 딸 김주애의 모습.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 최고지도자의 일가는 '백두혈통'이라는 고유의 표현으로 묘사된다. 이들은 북한이라는 체제를 운영하는 핵심이자 북한 그 자체이기도 하다.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자신의 딸을 공개석상에 데리고 나온 것이 큰 화제가 된 이유도 이 맥락에서다. 최고지도자의 자녀는 북한의 권력 및 후계구도와 직결되는 인물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18일 한미를 향한 강력한 경고와 위협 메시지를 발신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화성-17형)' 시험발사장에 딸의 손을 잡고 참석했다.

김 총비서와 부인 리설주 여사를 똑 닮은 어린 소녀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발사장 곳곳을 둘러봤다. '괴물 ICBM'이라고 불리는 거대하고 차가운 무기와, 할아버지 때부터 북한을 이끌어 온 고위 간부들 앞에서도 전혀 긴장하거나 주눅 든 모습이 아니었다.

이 소녀는 김 총비서의 둘째 딸인 '김주애'로 사실상 결론이 난 상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 총비서가 왜 자신의 딸을, 그것도 대대적인 무력도발 현장에 데리고 나왔느냐다.

일단 이 소녀가 딸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후계구도'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김 총비서는 첫째로 아들을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그간 북한의 행보를 보면 이 첫째 아들이 향후 김 총비서의 자리를 물려받을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둘째 딸의 전격 등장에 여러 가지 해석이 등장했다. 김 총비서가 올해 가장 중요한 군사 행보에 가족을 모두 대동해 군의 사기를 북돋고 국가적 차원의 결속을 의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장 먼저 나왔다.

단순한 사기 진작과 결속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이 소녀가 향후 북한의 권력층으로 진출해 아버지를 도울 인물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행보라는 것이다.

과거 북한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분석에는 설득력이 있다.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와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모두 권력 핵심에서 활동했거나 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반드시 '후계자'가 아니더라도 백두혈통의 권력 핵심부 진출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김 총비서가 세 자녀 중 유독 둘째인 김주애만을 공식적인 자리에 데리고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김주애라는 이름이 처음 알려진 것은 벌써 10여 년 전인 지난 2013년이다. 당시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 총비서와 만난 미국의 전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서다.

로드먼은 방북 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주애'라는 이름의 김 총비서의 둘째 딸을 만났으며 김 총비서가 정식으로 인사도 시켜줬다고 말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록 당시는 김주애의 사진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김 총비서가 당시 1~2살 정도로 추정된 어린 딸을 외부 인사에게 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파격으로 평가됐다. 로드먼의 방북이 북미 교류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던 시점에서 있었던 일이기도 했다.

김주애는 아마도 본인은 잘 기억하지 못할 로드먼과의 만남 10여 년 뒤에 다시 나타났다. 아버지인 김 총비서가 이번에는 미국을 향해 "더 공세적으로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라며 "핵에는 핵,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이라는 강경한 메시지를 내는 것을 보면서다.

세 자녀 중 유독 김주애만이 공개활동 대상이 된 것은 확실히 특이한 대목이다. 때문에 그가 향후 북한의 핵 개발 혹은 외교와 관련된 활동을 공개적으로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주애의 '고모'인 북한의 대외총괄 김여정 부부장과 비슷한 궤적으로 당 중앙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공개된 모습만으로 많은 것을 추론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김주애는 앞으로 또 10여 년간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이 나름대로의 '맥락'을 가지고 선전과 선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대적인' 김주애의 행보가 북한에 대해 분석하고 고민할 것이 늘어났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seojiba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