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북한, 한국-우루과이전 중계 제외…한미일만 쏙 빼

김지연 2022. 11. 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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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경기 장면을 일절 중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06년 6월에도 독일 월드컵의 한국(토고전) 경기를 녹화중계했는데, 당시 경기 해설을 맡은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한국팀 박지성 선수의 활약을 극찬하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 직후에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북한은 한국팀의 우루과이전·아르헨티나전·그리스전, 미국과 가나, 일본과 파라과이 경기를 모두 TV로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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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경기는 모두 중계…2014·2018 월드컵 때도 한미일 제외
2002년엔 제2연평해전 직후에도 한국경기 중계…2006년엔 박지성 극찬도
손흥민 질주 (알라이얀=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손흥민이 질주하고 있다. 2022.11.25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경기 장면을 일절 중계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TV의 25일 방송 순서에 나온 월드컵 녹화중계 일정에는 전날 오후 10시에 치러진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 경기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한국 경기 직전에 열린 스위스-카메룬 경기와 직후에 열린 포르투갈-가나 경기 중계는 잡혔다.

북한은 월드컵을 실시간 중계가 아닌 경기가 끝난 뒤 녹화본을 편집해 하루 3경기씩 방영하고 있다.

개막 이튿날인 22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오전 11시경과 오후 4시경, 9시경에 약 1시간 분량으로 편집된 경기를 한 경기씩 편성하고 있는데, 한국과 더불어 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웨일스전)과 일본(독일전)이 참가한 경기도 제외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경기만 쏙 빼놓은 것으로, 북한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3개국의 경기를 단 한 차례도 중계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한국이 참가한 경기를 내보냈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팀의 16강전(이탈리아전)을 중계한 데 이어 제2연평해전(6월 29일)으로 남북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된 직후인 7월 1일에도 한국의 준결승전(독일전)과 3·4위전(터키전)을 녹화 중계했다.

당시엔 일본(터키전)과 미국(독일전)의 경기도 중계방송을 했다.

북한은 당시 월드컵 개최국이 한국이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다가 7월 2일 북한 주민이 청취하는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의 논평 프로그램에서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은 "남측은 최근에 이번 사건(서해교전)이 터진 곳에 거의 매일과 같이 남조선 해군함선들과 어선들을 들여보내서 우리(북) 영해를 침범했다"며 "남조선에서 세계축구선수권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그런 사정을 고려해서 여러모로 자제력을 발휘했다"고 월드컵 대회의 남측 개최 사실을 전했다.

북한은 2006년 6월에도 독일 월드컵의 한국(토고전) 경기를 녹화중계했는데, 당시 경기 해설을 맡은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은 한국팀 박지성 선수의 활약을 극찬하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 직후에 열린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북한은 한국팀의 우루과이전·아르헨티나전·그리스전, 미국과 가나, 일본과 파라과이 경기를 모두 TV로 중계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같은 보도 행태와 관련해 남북관계와 더불어 중계권 협상의 주도권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한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해서 중계권을 주곤 했었다"며 북한이 남북의 공식 협상과 남한의 직접적인 도움을 통해 중계권을 확보하면 한국 경기를 보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상파 3사(SBS·KBS·MBC)로부터 한반도 중계권을 양도받아 북한에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큰 틀에서의 남북관계가 (보도 여부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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