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업무개시명령 검토할 수밖에"…속도내는 화물연대 파업 '강경책'

김진 기자 2022. 11. 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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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가 올해 6월에 이어 두 번째 집단운송거부(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운송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나섰다.

업무개시명령은 보름간 이어지며 일명 '화물연대 사태'로 불렸던 2003년 총파업을 계기로 도입됐다.

운송사업자·종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할 수 없고, 거부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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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다음주 화요일 행사"…'운송업무 거부' 개인·법인이 대상
19년 만에 '연 2회' 파업…피해 규모 파악 뒤 선제대응 가능성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오후 부산 남구 용당부두 부근 화물차휴게소에 화물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전국 16개 본부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2022.11.24/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무책임한 운송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들을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가 올해 6월에 이어 두 번째 집단운송거부(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운송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나섰다. 형사고발부터 사업자 면허 정지·취소까지 포괄하는 강경책으로 실현 시 제도 도입 이후 첫 사례가 된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14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과 관련한 실무 검토를 진행 중이다.

업무개시명령은 보름간 이어지며 일명 '화물연대 사태'로 불렸던 2003년 총파업을 계기로 도입됐다. 운송사업자·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황에서 국토부장관이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 도입 이후에도 매년 화물연대 파업 반복됐는데, 그때마다 업무개시명령이 거론됐지만 실제 집행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올해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화물연대가 연 2회 총파업을 단행하면서 정부 기류가 달라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긴급 현장회의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헌법이 공공복리를 위해서 운송거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국민에 부여한 의무이자 권한인 운송개시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을 미리 분명히 고지해두고자 한다"고 경고했다.

또 "예상되는 행위에 대해 운송개시명령 내릴 실무적 준비를 이미 착수했다"며 "빠르면 다음주 화요일(29일) 국무회의 또는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주어진 의무를 망설이지 않고 행사하겠다"며 구체적인 시점까지 제시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 검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 운송거부 철회 촉구 정부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앞서 파업 및 손실 규모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총파업 사태와 비교해 규모가 클 경우 '국가경제상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업무개시명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이 명령하게 되며, 장관은 이후 구체적인 이유와 향후 대책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명령은 화물연대 전체가 아닌 운송계약을 맺고도 업무를 거부한 특정 개인·법인에게 내려진다.

정부가 실제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건 2020년 의료계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최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반발이 맞물리며 보건복지부가 전공의·전임의 27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복지부는 당시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전공의 총 10명을 고발했으나, 막판 의협과 합의하며 고발을 취하했다.

국토부도 복지부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6월 8일 동안 약 1조6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산업계의 우려가 크다"며 "피해 상황과 파업 규모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무개시명령 발동 시 노정 관계가 경색 국면을 넘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은 정부로서 부담이다. 2020년 의료계 사태 당시에도 많은 의사들이 집단 휴진 또는 집단 사표를 제출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운송사업자·종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할 수 없고, 거부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명령 위반 시에는 화물차운송사업·운송가맹사업 허가 정지 및 취소까지 가능하다.

한편 화물연대 총파업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참여율이 36%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조합원(2만2000여명 추정) 중 8000여명 규모다.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64.2%)은 평시(64.5%) 수준을 기록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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