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서 화학무기 사용할까…“美 화학전 대비 태세 강화”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2. 11. 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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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우려해 이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구 중이라고 23일(현지 시각)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러시아가 당장 화학 무기를 사용할 것이란 조짐은 없지만, 러시아가 계속 궁지에 몰릴 경우 화학 무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P연합뉴스

폴리티코는 이날 소식통 6명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대비해) 바이든 정부는 화학 무기 공격 감지체계를 예민하게 가동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대비 태세도 확실하게 갖추고 있다”고 했다. 미국 국방부는 동부 유럽에 주둔 중인 자국군에 생화학무기 대응 훈련팀을 파견했다.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는 각종 군사 장비를 지원하면서 화생방 보호장비도 함께 제공했다. 또 바이든 정부는 화학무기 조기 감지 장치나 방독면 같은 보호장비 생산 투자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각국 화학무기 실태 파악을 위한 정보 수집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 한 소식통은 “쉽게 숨길 수 있는 화학물질을 공격에 사용하거나, 한번에 1~2명에게 사용하는 신경작용제 노비촉과 달리 대량 공격이 가능한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부 화학물질은 에어로졸(공기중 부유하는 작은 입자)로 바뀌거나 군수품에 사용돼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러시아가 사용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의 이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미 국방부 관계자 등은 실제로 올 가을 미 국방부가 동유럽 국가에 팀을 파견해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위협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점검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미 정부의 우려는 실제 러시아가 화학물질을 정적(政敵)을 제거하는 데 실제 사용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러시아군 총정찰국(GRU)은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이용해 영국에서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을 독살하려했다가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노출됐다. 2020년 8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노비촉 공격을 받았었다. 2013년에는 시리아 정부가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를 투하해 1400명이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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