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론 머스크·K-코인'의 몰락…위믹스 상폐결정에 업계도 패닉

박소은 기자 2022. 11. 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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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2에서 '게임시장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5.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시가총액이 한때 3조5000억원에 달한 대표적인 '김치코인'으로 'K-코인'의 상징과도 같은 위믹스(WEMIX)가 결국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업계도 초유의 사태라며 충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는 지난 24일 위믹스에 대해 상장폐지 결론을 내렸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한국의 '일론 머스크', 'K-코인왕'으로 불리던 장현국 대표 주도로 급격히 사세를 키워왔다. 그간 위믹스를 중심으로 한 웹3 생태계 확대에 주력해온 장현국 대표의 '위믹스 월드'가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업계의 충격이 더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위믹스는 상장폐지되지 않을 것"이라 호언장담한 것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고 평가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디지털 이코노미 구축 필요성 누차 강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27일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2 행사 기조연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위험한 걸(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해도 되겠냐고 물어본다"라며 "이들 없이는 우리가 하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도 성공할 수 없고, 당연히 디지털 이코노미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에 대한 안식을 표하면서 기조연설을 시작해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장 대표와 김 창업자의 인연은 1996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김 창업자의 권유로 넥슨에서 일을 시작했고, 이후 2000년 네오위즈에 입사해 13년간 일했다.

이후 장 대표는 전환의 계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위메이드에 합류한 후 다음해에 대표 자리에 올랐다. 블록체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7년으로, 디지털 이코노미를 구축해야겠다는 사명을 갖기 시작했다.

이날 BWB 2022 행사에서 장 대표는 위메이드 생태계 내에서 위믹스달러의 역할에 대해 누차 강조했다. 더불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뿐 아니라 미술품 시장,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공교롭게도 장 대표가 기조연설을 맡았던 이날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에서는 일제히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업비트 등 DAXA 회원사에 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에 관해 투자자들에게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 암호화폐(위믹스)를 예고 없이 대량 매도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위믹스는 게임 내에서 번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암호화폐로 위메이드가 대량 매도하면서 가치가 큰폭으로 하락했다. 사진은 12일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 모습. 2022.1.22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상장폐지 가능성 없다" 자신감에도…위믹스 상폐에 업계도 '패닉'

이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여러 자리를 통해 위믹스의 안정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위믹스가 상장폐지될 가능성에 대해 여러차례 문제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장 대표는 DAXA의 위믹스 유의종목 해제 심사가 있던 지난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장폐지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라며 "이게 얼마나 큰 잘못이고 문제인가는 떠나서, 코인 홀더들이나 주주들이 불확실한 상황을 겪게 만든 건 큰 잘못"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장 대표는 급여를 꾸준히 위믹스 구입에 사용해왔다. 2021년 위메이드 지분 배당금과 2022년 4~8월 급여를 활용해 위믹스를 매수했다. 지난 8월 기준 3억원 이상을 투입해 약8만2000개 안팎의 위믹스를 매입했다.

이같은 행보에 '한국의 일론 머스크', 'K-코인왕'이라 불리기도 했다.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이나 가상자산을 활용할 수 없다는 등 규제의 한계에 대해 앞장서서 지적해온 만큼,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인물로 꼽혀왔다.

그만큼 위믹스의 상장폐지 결정에 업계는 충격적인 분위기다. 한국의 일론 머스크로 불릴 정도로 평소 공격적이고, 자기 확신적인 장 대표의 화법도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DAXA가 위믹스의 상장폐지·유의종목 해제 여부를 결정했던 지난 10일과 17일 장 대표는 기자간담회 등의 자리를 통해 "위믹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 대표의 생태계 구축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평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국내 가상자산 생태계 구축에 힘쓴 것은 맞지만, 위믹스 가격에 대한 목표치를 200달러로 제시하는 등 시장 혼란을 초래한 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위메이드는 코스닥 상장사 아닌가"라며 "위믹스라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을 구축한 건 맞지만, 공시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점은 용납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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