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리스, 지금이 적기”… 업계, 수요 줄자 재고 처리 안간힘

박진우 기자 2022. 11. 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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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장기렌트·리스 업계가 고금리에 따른 수요둔화로 미리 확보한 전기차 재고 수준이 높아지자 이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를 직접 구입하는 것과 비교해 출고 시간이 짧고, 과정이 간편한 장기렌트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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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전기차 재고로 전환돼 업체 부담
다소 손해보더라도 재고 정리 움직임
월 납입료 할인하고 렌트 이자도 줄여

자동차 장기렌트·리스 업계가 고금리에 따른 수요둔화로 미리 확보한 전기차 재고 수준이 높아지자 이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 관리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금리를 조정하고 잔존가치를 높여 월 납입료를 줄이는 한편, 수십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마련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좋은 조건으로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장기렌트는 신차 주문 후 생산, 인도를 업체가 미리 진행한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장기렌트해서 받는 차는 이미 업체가 구입해 확보해 둔 차다. 자동차를 직접 구입하는 것과 비교해 출고 시간이 짧고, 과정이 간편한 장기렌트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 장기렌트는 자동차세나 보험료 등을 낼 필요도 없다.

현대차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전기차 장기렌트를 운용 중인 롯데캐피탈은 전기차 장기렌트 시 잔존가치를 3%포인트(P) 높여주고, 수십만원 상당의 차박용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KB캐피탈은 6000만원대인 현대차 아이오닉5를 잔존가치 50%에 제공하고 있다. 아이오닉5의 장기렌트 잔존가치는 시장에서 47~48%에 형성돼 있는데, 경쟁 업체보다 2~3%P 높은 것이다. 하나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 BNK캐피탈도 재고 소진을 위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잔존가치는 계약 종료 후 예상되는 중고차 금액으로, 월 납입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신차 가격이 3000만원인 차의 잔존가치를 2000만원(66.7%)으로 설정할 경우 3000만원에서 2000만원을 뺀 1000만원에 이자가 더해진 금액을 계약 기간에 나눠내게 된다.

업체들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내부수익률(IRR)에 따라 책정되는 이자까지 최소한으로 낮추고 있다. 계약기간 종료 후 장기렌트 이용자는 차를 인수하거나, 업체 측에 반납할 수 있다. 잔존가치가 높으면 인수 금액이 크기 때문에 반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업체는 중고차 시세보다 비싼 차를 다시 보유하게 된다. 3년 뒤에는 다시 비용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잔존가치를 높이고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그만큼 재고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수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지연되자, 출고 대기 없이 바로 차를 받을 수 있는 장기렌트가 각광을 받았다. 이에 업체들은 전기차 재고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런데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자동차 수요가 둔화하기 시작해 재고 부담이 커지게 됐다. 현재 업체별로 수십대에서 수백대의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스업계가 구입한 차는 새 차여서 품질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발생한다. 또 자동차는 부피가 커 재고 부담이 일반 소비재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터카나 SK렌터카 같은 대형 업체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중견 업체들은 확보 중인 전기차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며 “전기차를 장기 임대(렌트)하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체들이 좋은 조건에 상품을 내놓고 있거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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