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베이스볼] 리틀 대표팀 막내 심현보, '내년 주인공은 나야 나'

김현희 2022. 11. 25.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2017년 리틀리그 대표팀에서 초등학생 막내로 참가
- 최지훈과 김강민의 장점을 합친 외야수로 거듭나고파
2017 리틀리그 카 퍼레이드 당시의 대한민국 대표팀. 막내였던 심현보도 형들과 함께 당당하게 이 자리에 올랐다. 사진=심현보 선수 본인 제공

(MHN스포츠 안산, 김현희 기자) 리틀야구는 국내 야구계에서도 '뿌리'에 해당한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여 프로야구 선수도 되고, 국가대표 선수도 되기 때문이다. 특히, 리틀야구 대표팀이 통합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이후에는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국내 리틀야구 대표팀은 세계 무대에서도 절대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이후에는 꾸준히 아시아 예선을 거쳐 본선 무대에 올랐다. 2017년에도 에이스 안겸, 주장 김동헌(이상 키움 히어로즈) 등을 중심으로 미국 윌리엄스포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바 있다.

안타깝게도 당시 주역들은 결승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어린 태극 전사들은 이후 중/고등학교에서 꾸준히 본인의 실력을 키워냈다. 그 중에는 올해 프로 입성에 성공한 이들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초등학생으로 1년 선배 '형님'들과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외야수 심현보(17)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막내로서 큰 무대를 경험던 심현보를 '톡톡(talk talk) 베이스볼'에서 만나봤다.

2017년, 미국 윌리엄스포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 '막내' 이야기

Q) 리틀리그 이후 정말로 오랜만에 불러 보는 이름 같다. 야구는 언제 시작했는지, 그리고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해 달라.

심현보(이하 '심') : 현재 안산공고에서 외야수를 보고 있는 심현보라고 한다. 주로 좌익수 수비에 들어서고 있지만, 외야 전 포지션도 가능하다. 야구는 초등학교 2학년 여름부터 부천 리틀 야구단에서 선수반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했다.

Q) 기록을 보니까, 리틀리그에서부터 주로 타자로 뛰었더라. 투수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가?

심 : 리틀리그에서는 거의 2루수를 맡으면서 야수 위주로 했다. 투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1~2 이닝 던졌는데, 투수에는 스스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잘 던지지 못해서 투입이 많이 되지 않기도 했던 것 같다(웃음).

Q) 아무래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당시 대표팀의 막내로서 미국에 갔던 기분은 어떠했나?

심 : 매 순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지역 대표인 서서울대표가 된 것부터 시작하여 선발전에서 승리하며 리틀야구의 최대 이벤트인 메이저 대표팀이 된것, 그리고 권역 예선을 거쳐 외국 팀과 싸워서 월드시리즈 참여 하기 까지 매순간 놀라움과 벅참의 시간이었다.

Q) 예선과 결선을 합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심 : 다른 경기도 모두 박진감 있었지만, 아무래도 서서울대표팀이 예선전에서 승리해서 리틀야구 국가대표로 발탁된 순간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긴장감이 결국 승리의 순간이 되었건 기억으로 바뀌었다. 정말 좋았다.

Q) 그런데, 당시 중계방송에서도 지적됐지만 '스트라이크 존'이 한국팀에만 너무 일방적으로 불리했었다. 억울했을 듯 싶다.

심 : (공감한다는 듯) 특히, 멕시코전에서 많이 느꼈다. 내 생각에는 볼인데 스트라이크 콜이 나와서 어찌할 줄 모르는 마음에 대표팀 감독님을 한참 쳐다봤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경기의 일부였다 생각하려 한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로 선언된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던 것이 더욱 아쉽다.

멕시코전에서의 심현보. 당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주심은 유독 대표팀에 불리한 볼 판정을 했다. 심현보도 이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사진=심현보 본인 제공

Q) 2017년 월드시리즈는 결국 일본의 우승으로 끝났다. 그래, 대회가 다 끝나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 무슨 추억거리를 만들었나?

심 : 끝나고 나서는 모두들 기운이 빠져 정신이 없던 것 같다. 하지만, 대회 기간 중 했던 카 퍼레이드와 응원을 온 미국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기억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Q) 그 당시 주역들이었던 김동헌, 안겸, 김예준이 올해 프로로 갔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당시 어떤 선배들이었는가?

심 : 너무 좋았던 형들이고, 진짜 야구 잘하고 열심히 하는 형들이었다. 특히 (김)동헌이 형은 포수로 중심을 잘 잡아 주었고, 같이 대표팀 갔던 형들 모두 지금도 야구장에서 만나게 되는데, 한 번씩 손 흔들어주고 웃어주면 큰 힘이 됐다.

나의 목표는 '최지훈+김강민 선배'같은 외야수

Q) 귀국 후 부천중학 때 모습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심 : 막내로 대표팀을 초등학교 6학년 때 갔기에, 중학교 생활은 다른 리틀야구 출신 선수들과 동일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봄에 발가락 골절을 당해서 한동안 운동도 못하고, 그 시기에 리틀리그 대표팀 선발전도 참여를 하지 못했다. 너무 아쉬운 일이었지만, 덕분에 좀 쉬면서 몸도 많이 불고 커진 것 같다. 중학교에서는 특히 투수를 제외하고 많은 포지션을 경험한 것 같다. 포수도 6개월 정도 했고, 수시로 내야 1, 3루 수비로 뛰고, 외야수비도 많이 하면서, 그 때 많은 경험을 했던 것이 지금도 도움 되는 것 같다.

Q) 이후 행보가 조금 특이했다. 부천중학교 졸업 후 공주고등학교로 갔던데? 계기가 있었는가?

심 : 공주고에 한 학년 리틀야구 선배 두 명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공주고 감독님께서 중학교 때 연습경기를 보고, 나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 주셨다. 무엇보다도 조금은 집을 떠나서 좋은 환경에서 야구에 몰두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공주고로 진학을 했었다.

안산공고는 올해 전국 4강까지 올랐다. 심현보 역시 그 일원 중 하나였다. 사진=심현보 본인 제공

Q) 공주고에서 올해 다시 고향이나 다름 없는 경기도로 돌아왔다. 안산공고 전학 계기는?

심 : 공주고에서 1학년을 보내면서 기회를 많이 얻어서 출전을 계속 했다. 그런데, 정식 시즌에 들어서면서 타격이 너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고, 또 다시 변화를 가져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부모님으로부터 안산공고에 전학을 가면,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들어서, 바로 전학을 결정했다.

Q) 보통 저학년이 경기에 바로 나서는 경우가 드문데, 본인은 1~2학년 모두 출장 기록이 있다. 비결이 있다면?

심 : (잠깐 생각하는 듯하다) 본인 생각에는 감독님들께서 경험을 많이 쌓으라고 기회를 주셨던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외야에서 수비를 많이 한 영향도 있는 듯 싶다. 특별한 부상 없이, 꾸준히 뛸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감독님들께서 많은 기회를 주셨는데, 특히 2학년때에는 팀 공식 경기에 한 번도 빠짐없이 출장했다. 25경기에서 92타석 출전을 했으니, 정말 기회를 많이 받았다. 그 기회를 많이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있고, 감독님을 비롯하여 팀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

Q) 이야기는 그렇게 하지만, 정작 본인이 소속된 안산공고가 올해 전국대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심 : 솔직히 리틀 야구 대표팀이 될 때 느꼈던 기분을 올해 다시 느꼈다. 본인이 팀의 좋은 성적에 아주 조금이나마 보탬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좋은 형들 및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 내는 승리라는 것에 정말 흥분되는 순간이 많았다. 코치님, 감독님도 정말 하나 되어 치뤄낸 경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짜릿한 순간이 많았다.

Q) 올해 기록을 보니까,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율은 0.242로 높지 않지만, 볼넷과 삼진 비율이 상당히 이상적이라 출루율은 무려 0.432였다. 선구안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볼을 보는 눈을 어떻게 키웠는가?

심 : (공감한다는 듯) 그런데, 봄을 지나면서 여름부터 타율이 급하게 떨어졌다. 그 점을 여실히 느끼고 있어서, '어떻게 하건 살아 나가야 겠다.'라는 생각을 안 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선구안은 리틀야구때부터 많이 생각했던 부분인 것 같다. 안타를 치고 나가는 것이 물론 좋지만, 상대 투수 제구가 좀 부족 하다 싶으면 최대한 속지 않으려 하고 몸에 맞는 공도 피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Q) 그런데, 외야수로서 수비 범위도 꽤 넓은 것 같다. 닮고 싶은 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심 : (망설이지 않고) SSG 외야수 최지훈 선수 경기를 많이 본다. 내년 본인의 등번호도 최지훈 선수와 같은 54번이다. 무엇보다도 김강민 선배님처럼 낙구 지점을 잘 예측하고, 최지훈 선배님처럼 빠른 움직임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Q) 이번에는 본인 자랑할 시간을 주겠다. 본인의 장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심 : 침착함과 집중력, 그리고 꾸준함 정도 인 것 같다. 경기할 때 최대한 흔들리지 않고 주어진 상황과 작전에 맞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부상 없이 꾸준하게 제 자리를 지키는 게 제 장점 인 것 같다. 추가로, 외야로 날아오는 공은 다 잡아낸다는 장기도 있는 것 같다(웃음).

Q) 이제 내년에는 다시 도전자의 입장이 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심 : 우선은 지금처럼 수비에 있어서 팀에 믿음을 주는 야구를 하고 싶다. 또한, 올해는 떨어졌던 타격감을 이번 동계에서 최대한 끌어 올려서 내년 전국대회에서 우승한번 해 보는 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내년 '홈런 3개 이상' 이다. 지켜봐 달라.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