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차이나 런’ 수혜국 韓 증시에 찬물?…버핏 TSMC 베팅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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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워런 버핏이 이 시점에 TSMC를 샀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려면 삼성전자도 같이 좀 사지. 버핏의 속을 알 수는 없으니 답답하네요."
최근 만난 금융투자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에 50억달러(약 6조7600억원)의 지분투자 한 것이 한국 시장에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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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워런 버핏이 이 시점에 TSMC를 샀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려면 삼성전자도 같이 좀 사지. 버핏의 속을 알 수는 없으니 답답하네요.”
최근 만난 금융투자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에 50억달러(약 6조7600억원)의 지분투자 한 것이 한국 시장에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에 공개된 내용을 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번 거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TSMC의 저평가된 현재 가치, 시장 선도적 기술, 견고한 경영 지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또 이번 거래가 미중 대립과 수요 정체기가 지난 후 반도체 산업 가치 상승을 시사하는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버핏의 투자가 국내 증시의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은 TSMC가 중국 리스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대만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확산하고 있다. 5년 안에 대만과 중국이 전쟁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소문들도 많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런 불안감 때문에 일명 ‘차이나 런’으로 불리는 중국과 대만 등의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글로벌 펀드들은 이 자금을 한국 시장 등에 재투자할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10월의 통계도 이를 일정 부분 보여준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중 외국인 투자자의 증권 투자자금 순유입액은 27억7000만달러(약 4조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지난달에 주식이나 채권 등 국내 증권에 집어넣은 돈이 뺀 돈보다 4조원 가량 많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차이나 런의 수혜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흥국 시장에 포트폴리오의 일정액을 투자해야 하는 글로벌 펀드가 중국 비중을 줄이는 것은 결국 돈이 갈 곳이 한국이나 일본 등 나머지 시장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만 기업인 TSMC가 버핏의 선택을 받은 것은 외국인들에게 ‘차이나 런’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 또 버핏이 같은 반도체 업종에 속하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TSMC의 경쟁력을 더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
실제 버핏의 TSMC 지분 인수가 시장에 알려진 후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44만2500주(877억9300만원), SK하이닉스는 79만1100주(681억3000만원)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2위와 3위 종목이었다.
버핏의 TSMC 투자로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11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2조2344억원 순매수했다. 아직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3조529억원을 주식시장에 베팅했던 지난달보다는 그 강도가 약해졌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에 베팅한 버핏의 선택은 반도체 업황 개선의 신호탄일까? 아니면 오로지 TSMC가 기업가치에 비해 낮게 형성된 가격이라고 판단하고 베팅한 전략적 선택일 뿐일까? 오마하의 현인이 국내 반도체 기업 투자자들에게 수수께끼를 하나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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