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간절함을 담은 춤 속에 생명의 바람이 인다

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예술평론가 2022. 11. 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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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무용단의 무용극 '월인천강지곡'은 극성을 살린 춤에 음악성을 강조하면서 대작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천 개의 강을 비추는 달의 노래'라는 뜻의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부인 소헌왕후를 기리면서 한글로 지은 대하 서사시이다.

안무가는 '월인천강지곡'으로 상상을 조선으로 이동하고 컨템포러리 춤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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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예술평론가

대전시립무용단의 무용극 '월인천강지곡'은 극성을 살린 춤에 음악성을 강조하면서 대작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천 개의 강을 비추는 달의 노래'라는 뜻의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부인 소헌왕후를 기리면서 한글로 지은 대하 서사시이다. 안무가는 '월인천강지곡'으로 상상을 조선으로 이동하고 컨템포러리 춤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린다. 운율을 고려해 가창된 당대의 시대 분위기를 음악이 섬세한 감정으로 표현해낸다.

'월인천강지곡'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분위기를 창출해내며 프롤로그 역할을 하며 5장의 에필로그로 구성된다. 현장 오케스트라의 지원을 받은 음악은 진지함이 지속될 때마다 독창과 합창을 번갈아 가며 생동감을 조성했다. 분주한 조명은 스케일을 확장해 다양한 공간에서 입체적 색조를 구사했으며, 주변 예술의 도움을 여유롭게 활용한 춤 연기는 서사적 틀에 조화되는 안무가의 대중 친화적 안무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또한 공연은 '직지'의 존재와 더불어 지역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잘 알려진 사실(史實)과 기 노출된 인물을 선정해 작품화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공연의 주체들은 고도의 상징과 지나친 역사적 해석을 우회하여 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을 사랑을 내세운다. 기법과 사상의 깊이를 추구해 논란 부분을 정제하고 교훈적 덕목을 신비적 표현으로 엮어가면서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을 살리는 창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훈민정음 창제 즈음에 조선의 아름다운 문화 황금기의 문화 유전자를 소지한 '월인천강지곡'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 틀에 이성적 사고의 시간이 존재한다. 간절함을 담은 춤 속에 생명의 바람이 인다. 공연 속에 세종의 문학적 위대성은 빛이 나고, 소헌왕후의 인품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랑과 효성'에 대한 옹호는 직설적 표현의 예술 형식에 담겨 '예술을 위한 예술'이 저질러 왔던 폐허를 불식시킨다. 안무적 현상 모형은 의도적 장치의 한 방법이다.

'월인천강지곡'은 옛 것을 창의의 근본으로 여기는 예술가들의 의기투합이다. 갈래별 전문가들이 경쟁하며 최고를 지향한 작품이었다. 안무가는 뚜렷한 작품 태도를 보여주었고, 소통을 위한 방식과 상징성 부여는 흥미로웠다. 시 낭송에 버금가는 독창, 움직임의 변주, 시각적 비주얼이 주는 상징성, 극성을 강화한 '짓', 샤막을 활용한 이미지와 영상, 두드러진 음악 등은 '월인천강지곡' 이 새로운 문화 원형으로서의 일축(一軸)을 지향하고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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