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착공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2022. 11.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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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전청약 문제로 입주일정 맞추기 어려울 수도"
사진=뉴스1

3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착공하는 지역이 나왔습니다. 인천 계양이 그곳인데 지난 11월15일 착공식을 개최했습니다. 참으로 험난했던 3기 신도시 개발 일정이었지만 착공식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조성공사 착공식을 진행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는 2026년 상반기에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인천 계양이 2026년 입주하면 좋겠지만 다양한 허들이 존재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3기 신도시 개발의 첫번째 애로사항은 토지보상입니다. 착공식을 하는 인천 계양은 토지보상이 어느 정도 완료된 것으로 보입니다만 11월 7일을 기준으로 고양 창릉은 46%, 남양주 왕숙2는 64%에 그칩니다. 부천대장 또한 70% 수준이어서 개발사업의 관점에서 판단하면 다른 신도시는 착공 및 본 분양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전청약을 받았던 순서대로라면 남양주 왕숙이 다음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지보상 수준으로 본다면 하남 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토지보상만 문제일까요? 또 다른 문제는 외부요인입니다. 사전청약이라는 편법을 10년만에 부활해 진행했던 분양은 이제 본 분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본 분양이라는 이벤트가 중요한 이유는 본 분양이 되어서야 분양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사전 청약 때의 분양가는 추정 분양가에 불과합니다. 당시 인천 계양의 신혼희망타운은 55㎡가 3억4000만~3억60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의하면 주변 시세와 비교해 60~80% 선에서 추정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추정 분양가 수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경실련은 폭리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본 분양 때 반드시 적정분양가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기를 바란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시민단체의 이런 기대와는 다르게 본 청약 때 이 가격의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분양가가 대폭 오를 수밖에 없는 요인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LH 현장접수처를 찾은 시민들이 청약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전의 부동산 조정기와는 다르게 지금 부동산 시장은 토지가격과 건축원가가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5년간 분양가가 15~20%나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토지가격과 건축원가가 하락해 재조달원가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대였습니다. 5~6%대를 오르내리는 현재의 물가수준을 생각한다면 분양가 상승요인이 더 큽니다.

따라서 인천 계양이 본 청약하기를 기대하는 2023년 10월의 분양원가(재조달원가)는 2021년 사전청약때보다 더 크게 올라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이미 20~30% 정도 하락한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본 청약 때 결정될 분양가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겁니다. 특히나 민간 분양아파트와는 다르게 10년 전매제한 등 제약요건들을 고려한다면 청약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될 여지도 다분합니다.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민간 분양아파트와 다르게 분양가 할인이나 분양 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사업 시행의 주체가 공공이기 때문입니다. 민간 개발사업은 목표가 수익과 생존이라면 공공개발사업의 목표는 복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11월10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시장 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공공택지 사전청약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사전청약에서 평균 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 검단의 한 단지는 본 청약에서 사전청약 당첨자 811가구 중 320가구가 포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늘어난 공사비로 공사를 맡을 건설회사를 찾을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사업예산이 더욱 팍팍해졌지만 눈높이가 올라간 건설회사들이 쉬이 덤벼들지 않을 겁니다. 현재 상당수의 사업장이 공사비 문제로 중단되었거나 연기되고 있습니다. 민간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문제들이 공공건설 현장이라고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따라서 2026년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지만 이 또한 연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불과 작년에 발표한 인천 계양의 입주예정시기는 2025년이었습니다만 이 입주예정일은 벌써 1년이나 연기됐습니다. 현재 토지보상도 끝나지 않은 여타 신도시들은 인천 계양보다 더욱 험난한 개발일정을 소화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신규 입주아파트의 공급부족 문제는 2030년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기 신도시가 예정된 개발일정에 따라 공급되기를 바랍니다. 2024년 서울의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일반분양분)은 3000~4000가구에 불과합니다. 지방 중소도시에 입주하는 수준 정도의 신축 아파트 공급으로는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2030세대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3기 신도시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토지보상과 함께 분양원가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합니다. 사전청약이라는 보험이 사라진 지금 관망을 거듭하고 있는 누적된 주택수요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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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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