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한화로…이태양 "우승 기운 몰고 갑니다"

김희준 기자 2022. 11.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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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20년 6월 트레이드로 한화→SSG

FA 자격 얻어 친정팀 한화 4년 25억원 계약

"SSG 선배들 모습 보며 배워…경험 전파하겠다"

[서울=뉴시스]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이태양.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도 있었다. 그러나 이태양(32)의 선택은 친정팀 한화 이글스였다.

올해 SSG 랜더스에서 뛰며 통합 우승을 경험한 이태양은 "우승 기운을 전파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는 지난 23일 이태양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원·연봉 17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태양에게는 약 2년 5개월 만의 친정팀 복귀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이태양은 약 10년 동안 한화에 몸 담았다.

이태양은 2020년 6월 노수광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를 떠나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SSG에서 뛴 2년 동안 이태양은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올해에는 팀 사정에 따라 선발, 불펜을 오가며 8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귀중한 경험도 했다. 이태양은 올해 SSG가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사상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정상에 서는데 힘을 더했다.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고, 첫 우승 반지도 품에 안았다.

2022시즌을 마친 뒤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이태양은 친정팀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이태양을 원한 구단이 한화만은 아니었다. 복수 구단이 이태양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한화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다. SSG도 이태양 잔류에 힘썼지만 샐러리캡에 발목이 잡혔다.

고민없이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이태양은 "SSG에서 기다려달라고 하셨고, 남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22일 오전에 한꺼번에 연락이 왔다.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고민이 무척 컸다. 22일 하루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SSG가 미안해하시더라.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고 말한 이태양은 "2년 동안 좋은 추억을 쌓고 떠난다. 좋은 팬 분들을 만나 좋은 성적을 냈다. 큰 사랑을 주셨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이태양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지만, 한화에 애정이 컸다"면서 "다시 한화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쁜 마음도 드러냈다.

그가 좋은 조건을 뿌리치고 한화행을 택한 것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에서 뛰는 2년 동안 가족과 '생이별' 중이었다.

이태양은 "아내도 본가가 대전이다. 나는 인천에 온 뒤 혼자 지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대전에 가서 아내와 아이들을 만났다"며 "이제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마음 편히 야구하고 싶었다. 마침 한화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독박 육아'를 하던 아내가 '육아를 도와줄 수 있겠네'라며 기뻐하더라"고 전했다.

이태양이 뛰던 시절과 현재의 한화는 무척 다르다. 베테랑보다 어린 유망주가 더 많은 팀이 됐다. 한화는 이태양이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인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

한화는 "이태양은 훌륭한 인성을 갖춘 선수다. 그 마음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준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태양과 더불어 베테랑 내야수 채은성과도 최대 90억원(계약금 36억원·연봉 44억원·옵션 10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한화는 둘이 투타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내가 SSG로 가기 전과 비교해 팀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 이태양은 "책임감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채)은성이 형은 효천고 1년 선배다. 계약 소식을 듣고 형이 무척 좋아했다. 적응이 걱정이었는데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더라"며 "기존에 있던 (정)우람이 형, (장)시환이 형, (장)민재, (최)재훈이 형과 함께 어린 친구들을 잘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SSG의 우승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신구조화다. 추신수를 비롯해 김강민, 최정, 김광현 등 베테랑들은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를 옆에서 보고 배운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SSG에서 뛰면서 베테랑의 중요성을 느꼈다. 좋은 선배들이 있었고, 신구조화 잘 되면서 통합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좋은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배웠다. 내가 겪은 선배들의 모습을, 친정팀에서 보이고 싶다. 경험한 것을 잘 전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1999년이 유일하다. 2006년 이후로는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SSG에서 '우승의 맛'을 본 이태양은 친정팀 식구들과 기쁨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다.

"우승을 경험한 뒤 좋은 기운을 가지고 친정팀에 돌아왔다"고 말한 이태양은 "이 좋은 기운을 잘 전달하고 싶다. SSG에서 형들이 '우승 한 번 하면 또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한 번 우승해보니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겠더라. 당장이 아니더라도 한화에서 우승의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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