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전공대, 尹정부 국정과제 소형모듈원전 전공 교수 0명…뒤늦게 1명 채용 진행

세종=전준범 기자 입력 2022. 11.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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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때 원자력 학과 없이 개교한 한전공대
정권 교체 후 신설한 ‘차세대 SMR 융합전공’
담당 교수 임용 절차 진행 중…“한 명만 채용”
“달랑 교수 한 명? SMR 교육 방치하겠단 의미”

탈원전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 시절 원자력 관련 학과 없이 개교했다가 정권 교체 후 뒤늦게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융합전공’ 과정을 신설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한전공대)가 현재 SMR 관련 교수는 딱 한 명만 모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출력 300메가와트(㎿) 이하 소형 원자로인 SMR은 설치 비용이 저렴하고 사고 위험이 적다. ‘원전 최강국 도약’을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SMR을 친(親)원전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웠음에도 한전공대는 SMR 담당 교수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3월 2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다목적광장에서 제1회 입학식 및 비전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25일 산업통상자원부·한국전력 등 에너지 주무부처와 학계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지난달 교수 초빙 공고를 내고 차세대 SMR 융합전공에 투입할 교수를 뽑고 있다. 학교 측은 공고에서 SMR 전공의 세부분야로 SMR 노심열수력, 열수력안전, 중대사고, 시스템공학, 모델링 및 해석 등을 제시했다.

지원자는 8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공대 관계자는 “면접 등 남은 절차를 거쳐 (지원자 가운데) 최종 1명을 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권 교체와 함께 부랴부랴 원전 관련 전공을 만들었지만, 단 한 명에게 모든 교육을 맡기는 상황인 셈이다.

한 명만 뽑는 이유에 대해 한전공대 측은 “학교 설립·운영 주체인 한국전력이 SMR 전공 교수 정원을 1명만 내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SMR 교수를) 추가 임용해 2025년까지 4~5명의 교수진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올해 3월 2일 개교했다. 입학식에서 윤의준 한전공대 총장은 “에너지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대학으로서 ‘2050년 에너지 분야 세계 톱10 공과대학’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에너지를 다루면서 정작 원자력 관련 학과는 만들지 않아 ‘반쪽짜리 에너지 대학’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지난 5월 탈원전 정책 폐기를 약속한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한전공대는 9월 이사회를 열어 융합전공을 신설하고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차세대 SMR 전공(석·박사 과정)을 선발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1월 29일 오후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전(SMR)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현재 한전공대에 원자력 관련 교수가 한 명도 없는 건 아니다. 핵융합연구센터(현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소장을 역임한 김기만 교수와 글로벌 합동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연구에 참여한 임병수 교수가 근무 중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개발연구부 소속 당정증 박사도 12월부터 한전공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 사실을 언급하며 “원자력 전문가가 이미 여러 명 있는 상태라 SMR 담당 교수 자리는 우선 하나만 만들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기만·임병수 교수와 당 박사의 주전공은 모두 핵융합으로, 핵분열을 토대로 하는 SMR과는 결이 다르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소가 뭉쳐 무거운 원소가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핵융합 반응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만 있다면 인류는 화석연료 없이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여러 국가가 ITER와 같은 국제 공동 연구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핵분열은 정반대로 하나의 무거운 원소를 분열시키며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무거운 원자핵(우라늄)이 외부에서 낮은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열중성자)와 충돌하는데, 중성자와 충돌한 원자핵은 각기 다른 원자핵 2개로 분열되며 중성자 2~3개와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 에너지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리면 그게 바로 원자력발전이다.

김기만 교수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에너지나 원자력이라는 큰 틀에서 기초적인 과목 정도는 기존 교수진이 도울 수 있겠지만, 핵융합 전문가가 핵분열(SMR)을 심도 있게 가르치는 건 불가능하다”며 “SMR 전담 교수진은 별도로 꾸려지는 게 정상적인 방향”이라고 했다.

원전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전공대는 ‘글로벌 에너지 연구 선도 대학’을 표방하면서도 개교 당시 원자력 관련 전공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문 정부 산물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다”며 “향후 추가 임용 계획이 있다고 해도, 교육 과정을 신설했는데 교수는 달랑 한 명만 뽑는 건 SMR 전공을 방치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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