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점유율 높여 공세… 비겼지만 이겼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서필웅 2022. 11.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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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우루과이전 무승부
전반 점유율 45%·42%로 우위 점해
손흥민·황의조 등 슈팅 아쉽게 빗나가
김민재 중심 상대 역습도 잘 막아내
상대 슈팅 2번 골대 맞아 행운 따르기도
역대 우루과이전서 첫 승점 의미 커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이날을 위해 4년 동안 갈고 닦아온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섰는데 얼굴이 유난히 담담했다. 긴장감보다는 빨리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표정에서 배어나왔다.
치열한 공 다툼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왼쪽)과 수비수 김민재(오른쪽)가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경기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와 공을 다투고 있다. 알라이얀=AFP연합뉴스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세계무대에 대한 두려움 속에 갈팡질팡해온 한국축구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한가지 스타일을 갈고 닦으며 4년을 준비했다. 한때 경기력 부진 속 비판도 받았지만 흔들림 없이 우리 축구를 이어가 마침내 월드컵이 열리는 그라운드에 섰다. 맞은편 세계적 선수들의 얼굴이 보였지만 겁먹을 필요도 없었다. 적어도 4년이나 갈고 닦은 우리 축구를 할 자신감은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런 자신감 속에 한국은 이날 우루과이와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역대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원정 16강을 위한 꼭 필요한 승점을 따냈다.

경기 시작부터 한국은 세계 축구팬들에게 예상 외 모습을 선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초반부터 공을 점유하며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패스가 끊기며 역습을 허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긴 패스를 섞긴 했지만 분명 벤투 감독이 2018년 취임 뒤 지속적으로 추구하던 스타일의 축구였다.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이 안와골절 부상을 극복하고 선발 출장한 가운데 오랫동안 벤투호 핵심 멤버로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이 마치 한몸처럼 일사불란하게 뛰었다. 결국, 전반 중반 우루과이에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지만 전반 전체로는 주도하는 데에 성공했다.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26·나폴리)를 중심으로 우루과이의 빠른 역습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결정적 기회도 만들어냈다. 전반 34분 유려한 패스플레이로 박스 진입 뒤 정우영(33·알사드), 김문환(27·전북)의 패스 뒤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의 골문 앞 슈팅이 나왔다. 아쉽게도 슈팅이 떠 득점에 실패했지만 황의조를 포함한 선수들은 웃었다.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는 신호였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0대0으로 경기를 마친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행운도 따랐다. 전반 43분 코너킥에서 우루과이 수비수 디에고 고딘(36·벨레르 사르스필드)이 날린 헤더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았다. 결국, 전반이 0-0으로 끝났다. 점유율 45%-42%로 수세가 아닌 공세를 했던 45분이었다.

후반들어 우루과이는 후방에서 수비와 역습에 주력하던 핵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의 위치를 올리며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17분 우루과이 역습에서 쇄도하던 다윈 누녜스(23·리버풀)를 막다 김민재가 미끄러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김승규(32·알샤밥)가 누녜스의 슈팅을 잘 쳐내며 막아내기도 했다. 이후 우루과이가 주도권을 잡자 벤투 감독은 후반 29분 조규성(24·전북), 손준호(30·산둥 타이산), 이강인(21·마요르카)을 투입해 승부수를 걸었다. 이후 한국이 이강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시 조금씩 주도권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반부터 헌신적으로 뛴 선수들이 눈에 띄게 지치는 모습을 보였고, 벤투 감독은 수비라인을 내리며 무승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순간 양팀에게 기회가 더 찾아오기도 했다. 우루과이는 후반 43분 발베르데의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이 골대에 맞았다. 한국은 1분 뒤 상황에서 손흥민의 야심찬 중거리 슈팅이 살짝 빗나갔다. 결국, 7분의 후반 추가시간까지 보낸 뒤 두 팀 모두 아쉬움을 남긴 채 경기가 끝났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0대0으로 경기를 마친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우루과이 다르윈 누녜스와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그동안 34차례 월드컵 경기를 치러 유럽을 상대로만 6승을 거둔 한국은 이번에도 남미를 상대로 승리를 잡아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1994년 볼리비아전 이후 역대 두 번째 승점을 따내며 남미 상대 역대 전적 2무4패를 기록했다. 1990년 조별리그와 2010년 16강에서 두 번이나 만나 모두 선전 끝에 패했던 우루과이에게 첫 승점을 따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한국은 비록 1점이지만 16강행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스타군단 포르투갈이 3차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28일 예정된 가나전을 잡아낸다면 조별리그 통과를 노려볼만하다.

알라이얀=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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