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캡의 늪에 빠진 SSG… 대어 다 흘러갔다, 훗날을 기약하는 게 낫다

김태우 기자 2022. 11. 2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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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의 현 상황에서 샐러리캡을 소폭 초과하는 영입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부터 KBO리그에 도입되는 샐러리캡 상한선은 114억2638만 원으로 결정됐다. 앞으로 3년간 각 구단들의 팀 연봉 운영에 상징적인 제한선이 된다. 넘길 수는 있지만 각종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

가장 여유가 없는 팀은 올해 통합우승 팀인 SSG다. SSG의 2022년 상위 40인 연봉 총액은 248억7512만 원에 이른다. 물론 지난해 계약자들인 김광현 박종훈 한유섬 문승원의 연봉을 샐러리캡 시행 전인 2022년에 많이 몰아주기는 했다. 그래도 샐러리캡 상한선과 130억 원이 넘게 차이가 난다. 당연히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SSG는 올해 우승팀으로 주축 선수들의 대폭 연봉 인상 또한 예고되어 있다. 올해 선수들의 연봉을 생각하면 안 된다. 군 입대 선수 등 몇몇 여유 요소가 있으나 기존 선수들의 연봉 인상액이 이를 뒤덮고도 남을 전망이다. 내부에서는 현재 자원들을 유지하는 수준에서도 샐러리캡이 간당간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외부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려면 샐러리캡을 넘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SSG도 이적 시장 초기까지만 해도 이를 고민했다. 모기업의 지원이야 KBO리그 1등이니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샐러리캡 초과는 제재가 동반된다는 점에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한 번 초과하면 초과액의 50%를 제재금으로 낸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두 번 연속 초과하면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이 뒤로 밀린다. SSG는 이 시나리오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즉, 한 번은 몰라도 2년 연속 샐러리캡을 초과하는 건 피하겠는 게 대전제였다.

SSG의 샐러리캡 사정은 열악하다. 아주 조심스럽게, 민감하게 다뤄야 초과되지 않는다. 비교적 대어급으로 판단할 수 있는 4년 80억 원 FA만 영입해도 정상적인 계약이라면 4년 내내 샐러리캡이 오버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4~5년 계약을 한 선수들이 있어 뒤에 연봉을 몰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SSG는 이태양의 계약 기간이 4년, 그리고 연봉 총액이 20억 원 이상으로 올라가자 추격 베팅을 포기했고, 겨우 오태곤을 잡았다. 오태곤은 구단이 당초 책정했던 금액보다 결과적으로 훨씬 더 높은 금액에 계약했다. 이태양과 오태곤의 요구액을 다 들어줄 만한 여유가 없었고, 그만큼 샐러리캡 사정이 빡빡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SSG 내부에서는 “캡을 살짝 넘기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소폭의 전력 보강을 위해 캡을 넘겼다가 훗날 2년 연속 초과를 하지 않기 위해 무리수를 둬야 하는 경우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명권이 뒤로 밀리는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할 만한 ‘합리적 가격’의 대어들이 있다면, 지금도 계속 틈새를 보고 있는 SSG가 영입전에 나설 수도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올해 FA 선수들의 가격이 너무 치솟은 까닭에 협상 테이블에서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가령 양의지의 경우 4+2년 6년 계약을 했다. SSG가 양의지를 영입했다면 사실상 4~5년은 샐러리캡 연속 초과가 될 가능성이 컸다. 4년 80억 원에 계약한 유강남, 4년 65억 원에 계약한 박동원마저도 버거웠다. 포수 시장의 구체적인 금액까지 확인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던 SSG가 정작 시장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제 사실상 대어들은 다 지나갔다.

약간의 편법을 쓰는 방식은 있었다. 이를 테면 홀수해, 혹은 짝수해에 연봉을 몰아줘 샐러리캡 2년 연속 초과를 피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향후 팀 운영의 족쇄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연봉을 몰아주지 않는 해에도 샐러리캡이 당분간은 빡빡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비FA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도 변수가 될 수 있고, 승부를 걸어야 할 때 트레이드 등에 제약이 생길 수 있었다. 트레이드마저 상대 선수의 연봉을 보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운영에 그렇게 바람직한 건 아니다.

SSG가 FA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철수를 한 건 아니다. 여전히 틈새는 본다. 그러나 이제 시장에 팀 전력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킬 만한 매물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차라리 올해는 캡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관리를 하고, 훗날 FA 시장을 다시 노려보는 게 나을 수 있다. 일단 캡을 넘기지 않으면 추후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거나 계약이 끝났을 때 한 번만 넘기는 선에서 꼭 필요한 대어를 영입해 승부를 볼 수 있다.

김원형 감독의 임기인 향후 3년 내에 한 번은 더 우승을 해야 하는 SSG다. 그때 상황은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지만, 그때의 여지를 열어두기 위해 이번에는 전략적인 인내를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어쨌든 SSG의 결단 시점은 이제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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