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우울증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 [책&생각]

최재봉 입력 2022. 11. 25. 05:05 수정 2022. 11. 26. 00: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가와 우울증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각각 요가와 우울증을 다룬 두 책을 한데 묶어 소개하기로 하면서 먼저 든 궁금증이었다.

요가와 우울증은 전혀 다른 범주의 소재들이고 두 책의 구성과 내용도 판이하지만, 그럼에도 공통점이 없지는 않다.

신경숙의 요가 이야기에 절제된 아픔이 없는 것은 아니로되, 차현숙의 우울증 책은 읽기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설가 신경숙과 차현숙 에세이
각각 요가와 우울증 경험 담아
지치고 상처 입은 몸과 마음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

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l 달 l 1만4800원

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
차현숙 지음 l 나무옆의자 l 1만5000원

요가와 우울증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각각 요가와 우울증을 다룬 두 책을 한데 묶어 소개하기로 하면서 먼저 든 궁금증이었다. <요가 다녀왔습니다>의 지은이 신경숙과 <나는 너무 오래 따뜻하지 않았다>를 쓴 차현숙이 동갑내기 여성 소설가라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을 듯했다. 요가와 우울증은 전혀 다른 범주의 소재들이고 두 책의 구성과 내용도 판이하지만, 그럼에도 공통점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그것들이 모두 회복과 관계된다는 사실이다. 30년 안팎 소설을 써 오면서, 작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 6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피로와 상처로 얼룩진 심신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두 책은 따로 또 같이 답하는 듯하다.

신경숙이 요가를 시작한 것은 마흔을 넘어선 즈음 동네 산책길에 우연히 요가원 간판을 보면서였다. 타고난 건강체였던 그조차도 스스로 그로기 상태라 느낄 정도로 몸과 마음이 두루 지쳐 있던 무렵 운명처럼 요가를 만났고, 매일 아침 아홉시 반에 시작하는 요가반에 출석하게 되었다. 사바 아사나(일명 송장 자세), 태양 경배 자세, 달 경배 자세, 쟁기 자세, 머리 서기 등 요가의 여러 자세를 익히고 무엇보다 호흡법을 배우면서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만병통치약이 요가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15년 넘게 요가를 해 왔는데도, 어떤 자세들은 유지조차 되지 않고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까지 드는 것. 자신의 태도를 탓해 보기도 하고 코로나로 핑계를 삼아 보기도 하고 의사 선생님에게 하소연을 해 보기도 한다. 그래서 그가 찾은 답은 무엇이었나. 소설 쓰기와 마찬가지로 요가도 매번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 “그래, 처음부터 다시… 배우자. (…) 글을 오래 썼다고 계속 잘 쓰게 되지도 않으니. 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

신경숙의 요가 이야기에 절제된 아픔이 없는 것은 아니로되, 차현숙의 우울증 책은 읽기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다. 집안의 내력으로 스물셋에 시작된 우울증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무엇보다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결국은 일상 생활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나빠진다. 몇 번의 자살 시도와 열 번이 넘는 정신병동 입원, 여기에다가 남편의 사업 실패로 빚을 떠안은 채 이혼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내몰리게 된 사연이 절절하다. 유전적 요인 때문이라고는 해도, 어린 시절 당한 학대와 친족의 성추행, 가족의 몰이해가 사태를 악화시켰음은 분명하다.

우울증이 깊어지면서 인간관계가 끊어지고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소설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10여년이 흘렀다. 문단과 출판계에서 그의 이름과 작품을 기억하는 이도 드물어졌다. 이 책은 그가 우울증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뒤, 2020년부터 쓰기 시작한 글들을 묶었다. “처음엔 내가 살기 위해, 그다음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과 그들의 가족,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내밀한 아픔을 용감하게 드러내고,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직하게 직시한 글들이라 오히려 소설보다 울림이 크다. 친조카이기도 한 최진실·최진영 남매 이야기, 우울증의 증상과 우울증을 겪은 예술가들, 자신만의 치료법도 만날 수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