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격자형 유럽도시, 나뭇가지형 서울…왜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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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패턴의 가로(街路)와 필지, 제각각의 높이와 방향으로 들어선 건물들. 서울은 종종 "정체성과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다.
서양에서는 인구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물들이 벽을 공유하고 연속하면서 '블록'을 형성했지만, 길보다 필지가 우선하고 필지 안에 건물을 독립적으로 지었던 서울에서는 이런 도시 블록이 형성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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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바니즘
이상헌 지음 l 공간서가 l 3만2000원
불규칙한 패턴의 가로(街路)와 필지, 제각각의 높이와 방향으로 들어선 건물들…. 서울은 종종 “정체성과 일관성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에 대해 이상헌 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울의 잠재적 질서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이 점점 더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라 지적한다. 서양 이론을 따라 서울을 규정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 실체를 파악하고 이로부터 나름의 도시이론, 곧 ‘서울 어바니즘’을 찾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2013)로 한국의 건축 현실을 비판한 바 있는 지은이는 <서울 어바니즘>에서 서울의 도시 형태에 대한 “자전적 분석”을 펼친다. 예컨대 유럽 도시는 대체로 격자형 가로망에 둘러싸인 필지가 ‘블록’을 형성하면서 전체적인 도시 공간을 창출한다. 그러나 옛 한성은 도시 계획 때부터 주요 시설을 연결하는 중심 가로가 자연 지형과 물길을 따라 휘어지거나 어긋나도록 하는 등 “불규칙한 나뭇가지” 구조에 따랐다.
서양에서는 인구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물들이 벽을 공유하고 연속하면서 ‘블록’을 형성했지만, 길보다 필지가 우선하고 필지 안에 건물을 독립적으로 지었던 서울에서는 이런 도시 블록이 형성되지 않았다. 이는 길이 아닌 필지를 중심으로 단독주택에서 다세대주택, 고층 집합주택으로 나아간 역사적 궤적을 설명해준다. 개별 필지와 도시 사이를 매개하는 블록이 없기에, 서울은 “도시 형태의 지속성은 약한 반면, 도시의 변화를 수용하는 데는 더 효율적이다.”
물리적 조건과 도시계획, 행정적·법적 규제 등을 중첩시키며 서울이 오늘날 왜 이런 모양이 되었는지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설명해낸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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