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장애로 농담할때 ‘얼음’ 되지 마시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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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네 발, 점심엔 두 발 저녁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언이지"를 묻는 스핑크스 수수께끼에 지체장애인 지수씨는 농담을 던지며 웃는다.
이 말에 얼어붙거나 '자학 개그'로 여겨 불편한 감정에 휩싸였다면, 비장애인인 당신은 지수씨의 '전략'에 걸려들었다.
〈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은 장애라는 정체성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연출가·극작가·배우·극단 '애인' 대표인 김지수씨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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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
김슬기 글, 김지수 말 l 가망서사 l 1만8000원
“아침에 네 발, 점심엔 두 발 저녁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언이지”를 묻는 스핑크스 수수께끼에 지체장애인 지수씨는 농담을 던지며 웃는다. “이 대사 이거 왜 이렇게 안 외워지지? 난 두 발로 걸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
이 말에 얼어붙거나 ‘자학 개그’로 여겨 불편한 감정에 휩싸였다면, 비장애인인 당신은 지수씨의 ‘전략’에 걸려들었다. 그는 농담을 통해 장애는 열등한 것도, 배려해야 할 대상도 아니라 항변한다. 장애는 그저 차이일 뿐이기 때문에 자신의 농담은 자학 개그가 될 수 없다고.
〈농담, 응시, 어수선한 연결〉은 장애라는 정체성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연출가·극작가·배우·극단 ‘애인’ 대표인 김지수씨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연극 연구자이자 드라마투르그(극작술 연구자)인 저자가 지수씨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1972년 생후 6개월에 장애를 갖게 된 지수씨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다. 그의 투쟁은 장애연극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한다. 조금은 다른 몸짓으로 농담을 툭툭 던지는 지수씨를 응시하는 무대 밖 관객들은 이물감에 시달리다 이내 깨닫게 된다. 당신과 나는 크게 다르지 않고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관계라고. 물론 서로 다르니 쉽지 않고 어수선하다. 그러나 지수씨는 늘 미래를 꿈꾼다. 독자 역시 같은 꿈을 꿔야 가능한 미래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려면 되게 유연해야 되고 어수선할 수밖에 없으니, 그 안에 잘 보이지 않는 엉성한 질서들이 있게 마련이죠. (…)그런 세상이 되어야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잘살 수 있지 않을까…”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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