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클래식 전용홀...강북서 공연예술 기능 회복"

김소연 입력 2022. 11. 2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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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세종문화회관 개관 44년 만에 개축
2028년 목표로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대극장 객석 축소 등 전면 리모델링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재 3,022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2028년까지 외관은 유지한 채 전면 리모델링이 이뤄진다. 하상윤 기자

지난달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공연장이자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용홀인 링컨센터의 데이비드 게펜홀이 5억5,000만 달러(약 7,357억 원)를 들인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핵심은 음향 개선으로 1962년 설립 후 세 번째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이었다. 한 도시의 예술 공급 거점인 공연장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는 일이 그만큼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방증이다.

안호상(63)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후 극장 하드웨어 재정비에 관심을 기울여온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안 사장은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건립을 포함한 서울시의 세종문화회관 새 단장 계획 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이 모든 공연 장르를 수용하는 완결성을 갖고 예술 공급 거점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은 개관 50주년인 2028년까지 뮤지컬·오페라 등을 위한 약 2,300석 규모의 대극장과 1,800석 규모의 클래식 콘서트홀, 연극·무용 공연이 가능한 600석 규모의 중극장 구성으로 재편된다. 이를 위해 현재 3,022석 규모인 대극장을 리모델링하고 443석 규모의 클래식홀인 체임버홀이 있는 별관을 전면 개축해 대형 클래식 콘서트홀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2028년 재개관을 목표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종문화회관 개축 조감도. 대극장 옆 중앙계단과 별관 영역이 1,800석 규모의 클래식 콘서트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문화적 혜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강북권에 첫 대형 클래식 콘서트홀이 들어서는 것이다. 안 사장은 "프로시니엄(무대와 객석이 명확히 구분된 액자형 무대) 극장에서 클래식 음악회를 보던 시절도 있었지만 1988년 국내 첫 클래식 콘서트홀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생긴 후로는 클래식 전용홀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며 "한국의 대표 공연장으로서 세종문화회관의 위상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갤러리가 모여 있는 인사동·북촌,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설 송현동까지, 문화 인프라가 시각예술에 치우쳐 있는 강북에서 공연예술 기관으로서 세종문화회관의 기능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00명이 넘는 대편성 오케스트라 공연이 가능한 클래식 콘서트홀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용홀로 쓰일 예정이다. 안 사장은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데이비드 게펜홀을 전용홀로 쓰고 하드웨어 관리는 링컨센터 운영 재단이 하는 것과 같은 관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연 전문 기획자 1세대인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전 세계 공연장의 공통된 고민은 젊은 관객 수용"이라며 "세종문화회관에 부족한 동시대적 공연을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상윤 기자

안 사장은 1984년 예술의전당 공채 1기로 공연계에 첫발을 들인 전문 기획자 1세대로 예술의전당 예술사업국장, 서울문화재단 대표, 국립중앙극장장 등을 거친 예술경영 전문가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4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개축 프로젝트는 취임 직후부터 "대관 중심에서 제작 극장으로의 전환"을 강조해 온 운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세종문화회관에는 서울시 국악관현악단·무용단·합창단·뮤지컬단·극단·오페라단 등 산하 6개 예술단이 있지만 각 단체가 전용 극장이라고 생각할 만한 공간이 없다. 안 사장은 "예술단과 극장이 관계 정립이 안 된 채로 별개의 이유로 만들어진 까닭에 여태껏 각 예술단이 극장의 콘텐츠 제작 주체로서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다"며 "민간 부문의 예술 활동 위축으로 외부에서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공연 생태계의 변화 때문에라도 공연장의 예술적 생산 역량 제고는 필수 불가결한 현안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이 예술단 작품 중심으로 시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국내외 창작진의 참여를 대폭 늘려 운영한 취임 1년에 대해 스스로 매긴 성적표는 60점이다. 제작 극장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계획에 많이 못 미치고 있어서다. 그래도 희망이 없지는 않다. 50대 여배우들이 주축이 된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 등 새로운 시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안 사장은 국립극장장 시절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에게 국립무용단 연출을 맡겼던 것처럼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업)' 무대도 늘려 갈 계획이다.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의 부딪힘이 대중에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도를 통해 다양성을 만들어 가는 게 예술의 역할이 아닐까요."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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