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탄환을 맞고…” 류성룡 달력에 적힌 李충무공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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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선조 때 좌의정·영의정을 지낸 명재상이다.
이 대통력에는 이순신의 전사 상황을 묘사한 기록뿐 아니라 임진왜란 시 포로가 돼 일본에 압송됐던 강항의 귀국, 선조의 첫 번째 왕비 의인왕후의 사망 등 경자년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이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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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고궁박물관서 공개
“여해(汝諧)가 전쟁하는 날에 직접 시석(矢石·화살과 돌)을 무릅쓰자, 부장(副將)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하며 말하기를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듣지 않고)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가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하였다. 아아!”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선조 때 좌의정·영의정을 지낸 명재상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순신·권율 등 명장을 천거했던 주인공이다.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이 노량해전에서 적이 쏜 탄환에 맞고 숨진 최후를 적어 놓은 명나라 달력(대통력)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여해는 이순신의 자(字), 즉 충무공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문화재청은 이를 포함해 류성룡의 육필 메모(비망)가 적힌 경자년(1600년) 대통력을 2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문화재 명칭은 한글 맞춤법 기준에 따름)는 김문경 교토대 명예교수의 제보를 통해 그 존재가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국외 소재 문화재 재단이 정보 입수 이후 수차례 면밀한 조사를 거쳐 지난 9월 국내로 들여왔다.
대통력은 명나라가 만들어 조선에 유통된 책력(冊曆)으로 농사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지침으로 활용돼 왔다. 소장자는 책력에 자신의 일정이나 감상을 적어두기도 하는데 이번 유물도 소장자로 확인된 류성룡이 여백에 묵서(검은색 글씨)와 주서(붉은색 글씨) 등으로 쓴 그날의 날씨, 일정, 약속, 병세와 처방 등이 기록돼 있다.
강제규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조선시대에는 초기에는 명나라 대통력이 사용됐지만 명·청 교체 이후인 17세기부터는 청나라 달력인 시헌력이 쓰였다. 따라서 명나라 대통력은 현전하는 것이 15∼16점으로 아주 드물다”면서 “여기에 류성룡이 직접 일상의 기록을 남긴 것이라 문화재적 가치가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주변의 만류에도 전장에서 지휘하다 전사한 상황을 묘사한 기록은 이순신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력에는 이순신의 전사 상황을 묘사한 기록뿐 아니라 임진왜란 시 포로가 돼 일본에 압송됐던 강항의 귀국, 선조의 첫 번째 왕비 의인왕후의 사망 등 경자년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이 기록돼 있다. 특히 이번 환수 대통력은 류성룡의 종손가 소장 자료들인 보물 ‘유성룡 종가 문적’에도 빠져 있던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찾아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류성룡 집안 소장 대통력은 보물로 지정된 게 6개, 지정되지 않은 게 2개 등 총 8점이 있다. 이번에 환수된 경자년 대통력은 보물로 지정된 기존 대통력에 없던 류성룡의 메모들이 적혀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강 전문위원은 강조했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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