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얘기에… 野핵심들 “국정농단” 띄우고, 권익위 “공익신고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제기한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한 달여 만에 허위로 드러났다. 최초 제보자인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 친구를 속이려 거짓말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의혹을 띄우는 데 동참했던 민주당, 국민권익위원회, 친야(親野) 성향 유튜브 매체는 24일에도 당사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정쟁과 선동에 몰두한 야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지난달 24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맨 먼저 공론장으로 끌어올렸다.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 명과 심야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질의에 앞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별도로 보고했고, 민주당은 당초 7번째였던 김 의원 질의 순서를 맨 앞으로 전진 배치했다. 의혹을 부각하기 위한 당 차원의 조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당시 김 의원은 유튜브 매체 ‘더탐사(옛 열린공감TV)’에서 제공한 첼리스트 A씨와 전 남자 친구 B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국감장에서 틀었다. 이 매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나이트클럽 접대부 ‘쥴리’였다고 주장했던 인사들이 활동하는 곳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심야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청담동 고급 카페’가 어디인지 제시하지 못했다. 김 의원이 의혹 제기 무대로 국감장을 활용한 것은 허위 주장이라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면책특권’을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직후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특검으로 진상을 밝히자”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제2의 국정 농단’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고, 우상호 의원은 “윤 대통령이 워낙 술을 좋아해서 밤 늦게까지 술자리를 한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면서 거들었다. 하지만 “첼리스트가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날 김의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했다.
전 정권에 의한 ‘알박기’ 인사 논란이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도 의혹 증폭에 한 축을 담당했다. 권익위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보자에 대해) 공익 신고자 인정·보호 요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해당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전 위원장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익위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 등을 종합하면, 전 위원장은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직전, 실무진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최소 3차례 보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전 위원장은 “(보도자료에) 권익위가 신고자 보호 기관으로서 해당 사안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을 반영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 이후 권익위 보도자료 제목은 ‘제보자 보호 신청 검토 중’에서 ‘공익신고자 인정 요건 검토 중’으로 수정됐다. 초안에 없었던 ‘공익신고자’ 문구가 제목에 삽입된 것이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구·용어를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전 위원장이 회피신청 했다면 부수적인 업무(보도자료 검토)에도 원칙적으로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알박기 전현희 위원장이 허위 정치 공작을 후원하고 있는 셈”이라며 “정권에 흠집 낼 수만 있다면 새빨간 거짓말이라도 공익 신고로 포장하겠다는 태도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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