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쇼 라즈니쉬와 19단 열풍

우리나라에는 때때로 인도와 관련한 유행이 찾아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랜 기억은 1990년대 초반 불었던 인도 철학 열풍입니다. 오쇼 라즈니쉬, 크리슈나무르티 같은 철학자들의 책이 불티나게 팔렸고, 인도식 명상 센터도 곳곳에 생겼습니다. 요즘 독자들에겐 별 알맹이도 없는 소리에 깨달음이니 영적인 자유 같은 그럴싸한 말만 갖다 붙였다는 평을 듣기 십상이겠지만, 고도성장기에 일종의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던 당시 한국인들에게는 꽤 마음의 위안이 됐습니다.
2000년대 중반엔 젊은이들에게 인도 배낭여행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성 여행 작가 한비야씨가 적잖이 영향을 미쳤는데,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인도에 여행 갔다가 죽을 고생 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기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19단 열풍도 기억납니다. 인도 사람들이 수학과 공학에 특출한 이유가 어렸을 때부터 19단을 배우는 점이라는 얘기에 혹해 너도나도 자녀들에게 구구단 대신 19단을 외우게 했죠.
인도 유행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건 그만큼 우리에게 인도가 낯설고 이국적인 나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인종과 언어, 종교, 문화 등 모든 게 우리와 다르다 보니 간혹 해외 토픽성 기사로만 인도를 접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하고 잠재력도 큰 나라지만, 워낙 인구가 많고 다면적인 나라여서 그 진면목을 알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서는 인도의 약진과 함께 이 나라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좀 더 큰 안목에서 인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인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넷플릭스 영화 ‘화이트 타이거’도 추천합니다. 최하위 계층 젊은이가 역경을 거쳐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인도의 현실이 서늘하게 그려집니다. 인디언 파워가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비롯됐다는 말의 의미를 좀 더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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