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 첫날… 카페선 “손님이 원해” 식당선 “몰랐다”

이미지 기자 2022. 11.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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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설거지가 지옥처럼 힘들다는 뜻에서) '설거지옥'이라는 말이 있어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점심에는 현실적으로 다회용기 사용이 어려워요." 식당 등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진성 씨(37)는 "아이스크림은 손님들이 매장 내에서 먹다가 갖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회용기에 담아도 상당수는 일회용 컵으로 옮기게 된다"며 "다회용기 사용의 실익이 적은 업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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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용기 사용땐 ‘설거지옥’ 전락”
“과태료 없는 계도기간 계속 사용”도
일부 편의점선 일반 비닐봉투 제공
“품목별 규제 달리 적용해야” 지적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 출입문에 ‘일회용 비닐봉투 판매가 금지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식당,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 (설거지가 지옥처럼 힘들다는 뜻에서) ‘설거지옥’이라는 말이 있어요. 손님이 많이 몰리는 점심에는 현실적으로 다회용기 사용이 어려워요.”

식당 등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개정된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이날부터 카페, 식당 등에선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편의점과 제과점 등은 일반 비닐봉투를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백화점 등에서 비 오는 날 제공했던 우산용 비닐도 금지된다. 다만 1년 동안은 계도기간으로 규칙을 어겨도 과태료(300만 원 이하)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현장에선 제도를 모르는 손님과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점주 때문에 규정이 유명무실한 곳이 상당수였다.
○ “일회용품 대체품 못 찾아”

이날 취재팀이 서울 종로·중랑·용산·영등포·중구 등의 식당 및 카페 13곳과 편의점 8곳을 둘러본 결과 식당, 카페 13곳 전부와 편의점 3곳은 여전히 일회용품을 사용하거나 제공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영등포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은 손님들이 쓸 수 있도록 플라스틱 빨대를 매대 위에 가득 쌓아둔 채였다. 용산구의 유명 햄버거 체인 매장, 밀크티 매장 역시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했다. 밀크티 매장 직원은 “아직 대체용 빨대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영등포구 커피전문점 점주 김연주 씨(27)는 “손님들이 종이 빨대는 흐물거린다고 싫어해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식당도 일회용품을 그대로 쓰는 곳이 많았다. 서울 중구의 한 국수가게는 정수기 옆에 종이컵 수십 개를 쌓아두고 있었다. 종업원 이모 씨(57)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 줄 몰랐다”고 했다.

일부 편의점에선 여전히 일반 비닐봉투를 제공 또는 판매하고 있었다. 편의점 운영사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일반 비닐봉투 대신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생분해성 비닐봉투만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중랑구의 한 편의점은 한 손님이 비닐봉투를 요구하자 일반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주며 “원래 안 되는데 오늘만 드린다”고 했다.
○ “계도기간, 그대로 일회용품 쓸 것”

가게 상당수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계도기간에는 일회용품을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종로구에서 소고기 전문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는 “적발돼도 어차피 과태료가 나오지 않는데 당장 종이컵 사용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 카페 점주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그대로 제공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규제를 품목별로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등포구에서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진성 씨(37)는 “아이스크림은 손님들이 매장 내에서 먹다가 갖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회용기에 담아도 상당수는 일회용 컵으로 옮기게 된다”며 “다회용기 사용의 실익이 적은 업종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환경부에는 이날 제도 시행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부분 ‘매장 내에서 어떤 품목을 써도 되느냐’ 같은 문의가 많았다”며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도 및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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