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우크라戰, 고장난 인권 GPS 바로잡을때
최근 유엔의 크림 인권결의는 기권
‘가치외교’ 尹정부 러 눈치보기 여전
정부, 위상·국격 맞는 외교 펼쳐야
11월16일 유엔총회 3위원회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러시아 점령하 크림 인권 결의를 찬성 78, 반대 14, 기권 79로 채택하였다. 2월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전인 작년 11월17일 3위원회가 같은 결의를 찬성 64, 반대 20, 기권 93, 12월16일 총회 본회의가 찬성 65, 반대 25, 기권 85로 채택한 것에 비하여 지지가 늘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는 4년 만에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채택된 날 크림 인권 결의안에는 2016년 첫 결의안부터 그래왔듯이 또다시 기권표를 던졌다.
싱가포르의 경우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라 크림 인권 결의에는 기권해왔지만 크림 군사화 문제 결의에는 찬성해왔다. 2016년 크림 인권 결의안 표결에 불참하여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박근혜정부와 뒤이어 5년 내리 기권표를 던진 문재인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전면전 발발 후 총회에서 러시아 침략 규탄 결의안에도 찬성한 마당에 ‘가치 외교’를 표방하는 윤석열정부가 크림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여전히 침략국 러시아의 눈치를 보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10월6일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은 최초의 러시아 인권 특별보고관 임명 결의안과 근소하게 부결된 중국 신장위구르 인권 결의안에 찬성하였다. 그런데 10월31일 3위원회에서 50개국이 낸 위구르 인권침해 규탄 공동성명 불참에 이어 크림 인권 결의에 기권해, 인권 외교의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 12월 중순에 있을 총회 본회의의 크림 인권 결의안 표결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이 가치 외교를 위해 할 일은 많다. 러시아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는 국가 간 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러시아를 제노사이드 협약 위반으로 제소하였는데 7월부터 라트비아를 시작으로 영국·독일·미국, 11월에도 체코·불가리아까지 벌써 총 24개국이 릴레이처럼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 한국이라고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다.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조사에서도 한국은 올 3월 초 영국 주도로 37개국이 우크라이나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데 불참한 데 이어 7월14일 헤이그에서 45개국의 수사 공조 선언에도 불참하였다. 이제라도 다른 나라들처럼 검사, 수사관을 ICC나 우크라이나에 파견하여 국제 사법정의 실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에서 국제범죄를 처벌할 때 유용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고장 난 우리 인권 GPS를 고칠 기회는 아직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격과 위상에 걸맞게 일관된 원칙을 지키려는 외교 자세가 필요하다. 눈앞의 이익에 몸 사리는 태도로는 가치 외교는커녕 국제사회의 비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은 10만원이지만…부의금은 “5만원이 적당”
- 빠짐없이 교회 나가던 아내, 교회男과 불륜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입 벌리고 쓰러진 82살 박지원…한 손으로 1m 담 넘은 이재명
- 회식 후 속옷 없이 온 남편 “배변 실수”→상간녀 딸에 알렸더니 “정신적 피해” 고소
- 일가족 9명 데리고 탈북했던 김이혁씨, 귀순 1년 만에 사고로 숨져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